서경골프 골프일반

두 다리는 없지만… 행복한 '휠체어 골퍼'


베트남 전쟁 때 폭발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마이크 리더(63) 씨. 미국 테네시주에 사는 리더 씨는 골프와 만난 뒤 새로운 희망을 찾아 꿈을 이뤄가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20일 홈페이지에서 골프를 통해 시련을 극복한 ‘휠체어 골퍼’의 감동 스토리를 전했다. 그가 처음으로 골프를 시작한 것을 1988년이다. 두 다리가 없는 그로서는 결코 쉬운 일이아니었지만 골프를 칠 수 있도록 휠체어를 직접 개조했다. 몸을 묶을 벨트와 휠체어가 움직이지 않도록 땅에 꽂는 고정대를 앞 부분에 설치했다. 클럽은 일반 제품보다 짧아 거리가 덜 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은 그는 핸디캡 10 미만의 ‘싱글’ 골퍼의 실력을 갖췄고 홀인원을 기록한 적도 있다. 그는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가졌던 첫번째 꿈을 지난해 8월 실현했다. 골프 발상지인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휠체어를 타고 라운드를 한 첫번째 골퍼가 된 것이다. 영구 장애를 입은 이들을 돕는 재단(Challenged Athletes Foundation)을 통해 영국왕립골프협회(R&A)를 설득해 기회를 얻었고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79타라는 놀라운 스코어를 기록했다. 최근 그는 평소 존경했던 ‘골프 전설’ 잭 니클라우스(71ㆍ미국)와 만나면서 자신의 두번째 꿈도 이뤘다. 한 자선 골프대회에서 니클라우스를 초청했고 리더 씨의 이야기를 들은 니클라우스가 흔쾌히 수락한 것. 올드코스에서 브리티시오픈을 두 차례 우승했던 니클라우스는 “올드코스에서 그런 스코어를 내려면 아주 안정적으로 플레이해야 한다. 그곳에서 휠체어를 타고 80타를 깬 것은 엄청난 일”이라며 “어려움을 극복한 사람은 늘 내게 영감을 준다”고 인사를 건넸다. 클럽 길이가 짧은 데다 왼손잡이라는 사실을 알아보자 리더 씨는 “조물주가 내 핸디캡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리더 씨는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간에 모든 일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 목표를 가지고 있고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한다면 그것 자체만으로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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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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