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그룹 임원 규모를 대폭 줄인다. 이에 따라 올해 임원 승진 인사규모는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490명)보다 최대 30%가량 줄어든 350여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후 연말 대규모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한 뒤 다시 임원 규모를 대폭 감축하는 것으로 그룹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불투명한 내년 경영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1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각 계열사에 "내년 임원 규모를 축소하라"는 지침을 내려 지난해보다 30% 안팎 줄인 임원 승진 인사를 이르면 13일 전격 발표할 예정이다. 그룹 전체의 임원 규모는 올해(1,760여명)보다 10% 안팎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는 임원 수를 축소하기 위해 신규 임원 승진자를 줄여 그룹에 보고했으며 그룹은 기존 임원의 승진도 최소화해 승진폭을 조정할 방침이다. 특히 이 같은 임원 규모 감축 조치는 이 회장이 최근 유럽과 미국 재정위기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해 "앞을 보고 뛰어야 한다"며 위기의식을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하면서 퇴직 임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만큼 올해에는 퇴직 임원 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그룹의 이번 임원 인사의 특징은 승진자 축소와 함께 지난주 단행한 사장단 인사와 동일한 '안정 속 혁신'을 추구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사장단 인사에서 9명의 사장단을 연쇄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다시 한번 중용하며 조직의 안정과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따라서 임원 인사에서는 조직 내부의 안정을 다지는 동시에 젊은 인재들을 대거 발탁, 조직쇄신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 7일 정규 사장단 인사에 '안정 속 개혁과 혁신'을 주문한 이 회장의 경영방침이 담겼다"며 "이번 임원 인사 역시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임원 수를 줄이는 동시에 발탁인사를 단행하는 큰 그림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성 임원 승진 ▦연구개발 담당 임원과 젊은 인재 중용 ▦외국인 임원 선발 등의 인사 기조는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