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나노 기능이 없는 드럼세탁기로 세균과 곰팡이에 오염된 세탁물을 단순 물세탁하더라도 모든 세균이 99.9% 이상 제거된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이는 은나노 기능이 추가됐을 때 살균력이 더 뛰어나다는 관련 업체의 홍보나 소비자들의 일반적 인식과 상반된 결과여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17일 “지난 6개월간 은나노 기능이 있는 국내 드럼세탁기 3개 제품과 기능이 없는 수입제품 1개를 대상으로 살균기능 등을 비교한 결과 은나노 기능에 관계없이 물세탁만으로도 세균의 99.9%가 제거됐다”고 밝혔다.
소보원은 “세탁성능ㆍ건조성능 국내 3개 제품간 품질성능 실험에서도 제품간 품질 차이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실험에 쓰인 드럼세탁기는 ▦삼성전자 하우젠 은나노 ▦LG전자 트롬 은나노 ▦대우일렉트로닉스 클라쎄 은나노 등 국내 3사 제품과 바흐네트(외산ㆍ은나노 기능 없음) 각 1대씩이다.
실험결과에 따르면 4개 제품은 세제를 넣지 않은 단순 물세탁 상태에서 녹농균ㆍ황색포도상구균ㆍ캔디다균 등 세탁물에 첨가한 세균 모두를 99.9% 제거했다. 이후 세제를 놓고 세탁하더라도 거의 일치되는 결과가 나왔다. 이와 함께 3개 제품의 세탁방식을 냉수세탁에서 온수세탁으로 바꿀 경우 특히 ‘삶음세탁’ 방식에서 평균 전력수준의 19배 가까이 전력이 소모돼 드럼세탁기가 ‘전기 먹는 하마’임을 드러냈다.
소보원은 드럼세탁기의 살균기능에 대한 이번 결과를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드럼세탁기 가전업체들의 과장광고 여부에 대한 공정위 조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소보원이 살균과 제균 개념을 동일시해 삼성 은나노 세탁기의 살균기능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즉각 반발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자사 은나노 드럼세탁기만이 99.9%의 살균성능을 발휘한다고 광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