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저금리로 경영악화 심각"
[생보료 내년 또 오른다] 예정이율 여전히 높아 이차손 갈수록 확대금감원 반응ㆍ거센 비난여론이 인상폭 변수
생보료 내년 또 오른다
시중금리의 하락세가 생명보험업계에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이 이차손(자산운용수익률이 보험료에 적용하는 금리보다 낮아 발생하는 역마진)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은 예정된 사업비를 남겨 얻는 비차익 등으로 아직 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최근과 같은 금리하락 추세가 이어지면 예정이율 인하가 불가피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보험료 인상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장성 보험의 경우 분납하는 보험료와 여기에 붙는 예정이율을 감안해 일정기간 뒤 확정된 금액을 지급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예정이율이 떨어지면 확정금액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가 올라가게 된다.
◇시중금리 속락, 이차손 확대 우려=
생보사들이 이차 부문에서 손실을 내기 시작한 것은 저금리 기조가 정착되면서부터. 지난 96회계연도에 2,300억원 가량의 이차손을 낸 후 ▦97년 1조1,090억원 ▦98년 6조4,209억원 ▦99년 2조4,706억원 ▦2000년 2조9,973억원의 역마진을 기록하는 등 이차손이 생보사 경영수지 악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이후 저축성 보험비중을 크게 줄이고 보장성 보험도 변동금리형으로 바꾸는 한편 보험료를 잇따라 올리면서 ▦2001년 8,232억원 ▦2002년 7,809억원으로 손실규모가 다소 줄었다. 하지만 시중금리가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데 반해 보험료에 적용하는 평균 예정이율은 아직 7% 안팎으로 높아 생보업계는 여전히 이차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금융당국이 올들어서만 두 차례나 콜금리를 인하하는 등 시중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생보사 역시 보험료에 적용하는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연말 예정이율 조정작업 착수”=
이미 생보업계는 변동금리형 상품에 대해서는 올들어 2~3차례 예정이율을 낮춰 지난해 말 5.0%에서 현재 4.5% 안팎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어 생보사들은 내년 초 표준이율을 기준으로 예정이율을 인하해 보장성 상품의 보험료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다음달 금리 추이까지 감안해야 하지만 최근 3년 만기 회사채 평균금리가 4%선에 머물고 있음을 감안하면 2005회계연도(2005.4~2006.3)부터 적용해야 하는 표준이율은 4.25%선에 머물 것”이라며 “조만간 각 사들이 예정이율 조정작업에 착수해 내년 2~4월에 보장성 상품의 보험료가 일제히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생보사들이 매년 2조원 안팎의 비차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료를 또 인상할 경우 소비자들의 불만과 비난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9월 금융감독원이 생보사들의 예정사업비 과다책정을 막기 위한 방안을 내년 4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인상폭 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태준 기자 june@sed.co.kr
입력시간 : 2004-11-14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