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해외투자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지역별 펀드 수익률 격차가 최고 34%포인트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동유럽ㆍ남미ㆍ인도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미국, 일본 등에 월등히 앞섰다. 또 이 같은 추세는 올들어서도 지속돼 해외펀드에 투자할 경우 일부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신흥시장 펀드 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할 것이란 분석이다.
16일 펀드 평가기관인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펀드 중 주식형의 경우 동유럽에 주로 투자하는 ‘유럽 이머징 마켓’ 상품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32.59%(지난 11일 현재)에 달했다. 이어 ▦전세계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이머징마켓 상품(20.41%) ▦남미 이머징마켓(19.44%) ▦인도(17.24%) ▦영국 제외 유럽(14.47%) ▦영국(13.47%) ▦유럽(11.57%) ▦유로권(11.25%) ▦일본(10.64%)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북미 주식형은 4.53%에 그쳤고, 중국 등 중화권 주식형은 마이너스 1.5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동유럽과 중화권의 격차가 34% 포인트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해당 펀드의 운용 능력보다는 각 국가의 경제 여건이 수익률을 좌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순 제로인 조사분석팀장은 “동유럽ㆍEUㆍ남미ㆍ인도 등의 수익률이 높은 것은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 증시도 호조세를 띠었기 때문”이라며 “반면 일본은 지난해 당초 기대보다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고, 중국은 지난해 4월 긴축 정책 논란 이후 증시가 폭락, 기대에 못미쳤다”고 설명했다.
최근 1개월 추이를 보더라도 유럽 이머징마켓(4.82%), 인도(2.80%), 남미(1.53%) 등이 수익률을 꾸준히 이어갔다. 또 일본(6.76%), 일본 제외 아시아 태평양 지역(3.02%)도 반등 조짐을 보였다. 반면 북미와 중화권은 각각 손실율이 각각 0.59%, 1.03%에 달했다.
채권형 해외펀드의 지역별 격차도 두드러지고 있다. 유럽 이머징마켓 상품이 환차익 등에 힘입어 최근 1년간 17.07%의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유럽 하이일드 채권형(11.96%) ▦유럽 하이일드(11.93%) ▦글로벌 이머징 마켓(8.32%) 등의 펀드 수익률이 높았다. 반면 지난해 미 달러 단기 채권과 미 달러 채권형은 각각 0.47%, 1.85%에 불과했다.
이 팀장은 “유럽권과 북미권의 희비 교차는 최근 유로화 강세 및 달러화 약세 때문”이라며 “올해도 기업 실적 및 경제 성장이 뒷받침되고 환율 리스크에 덜 노출된 동유럽ㆍ인도ㆍ남미 시장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마켓에서 소외당하면서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의견도 있다”며 “지역 전망을 따져보고 해외펀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혼합형 해외펀드 상품의 경우 글로벌 주식혼합형 8.16%, 유럽 혼합형 8.66% 등 전반적으로 주식형과 채권형의 중간 정도의 수익률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