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 시설용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1인당물 사용량과 상수도 가동률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감소 추세여서 상수도 관련 시설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중복.과잉투자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1인당 물 사용량이 감소추세를 보이면서 상수도 시설의 평균 가동률이 50%를 약간 웃돌 정도로 떨어지고 있어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가 될 것'이란 일각의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의 상수도(광역.지방상수도 포함) 시설용량은 1995년2천184만t/일에서 97년 2천396만t/일,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에는 2천569만t/일, 2003년에는 2천846만2천t/일로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급수량은 1995년 1천518만t/일에서 97년 1천619만t/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98년에 1천588만6천t/일로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매년 정체 또는 감소추세를보여 2003년에는 1천567만t/일로 떨어졌다.
특히 1인당 하루 급수량은 1962년 102ℓ에서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97년 409ℓ로 4배 가량으로 급증했으나 99년 388ℓ, 2000년 380ℓ, 2001년 374ℓ, 2002년 362ℓ, 2003년 359ℓ로 외환위기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상수도 시설의 평균 가동률도 1995년 69.5%에서 97년 67.6%, 98년 61.
8%로 매년 떨어져 2003년에는 55.1%까지 낮아졌다. 99년 59.7%로 떨어진 이후 매년 50%대에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물 사용량과 상수도시설 가동률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정부 일각에서 물 수요를 과다책정, 시설을 확충한데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광역상수도의 비싼 물값 등을 이유로 별도의 지방상수도를 설치, 운영하는 등 상수도 시설에 중복.과잉투자가 심각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정부가 광주와 전남 목포, 순천, 나주 등 9개 시.군 및 여수 산업단지에생활용수 및 산업용수 공급을 위해 90년대 초에 완공한 주암댐의 경우 공급계획량은하루 118만㎥였으나 실제 공급량은 59%인 69만7천㎥에 불과한데도 목포 등 전남 9개시.군 용수공급을 위한 탐진댐(공급계획량 하루 35만㎥)이 건설되고 있다.
상수도 관련 한 전문가는 "상수도 시설의 가동률 저하로 광역상수도 1조5천억원,지방상수도 2조5천억원 등 총 4조원 가량의 예산이 과잉투자된 것으로 추정된다"며"국고 및 지자체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상수도 정책의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