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남은 신장 하나도 주민들 위해…

신장 한쪽 누나에 이식 해양경찰 윤기섭 경사…이웃노인 봉사 열정에 "한쪽마저도 없어질 판"


“우리 서장님 신장의 반은 누나에게 줘서 없고 나머지 반은 주민들을 위해 일하다 다 닳아 없어졌을 거예요.” 오지 낙도에 근무하는 40대 해양경찰관의 사연이 각박한 세상에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목포해양경찰서 영광 낙월파출소장으로 근무하는 윤기섭(44) 경사. 섬 주민들은 윤 소장을 ‘신장이 없는 경찰관’이라고 부르며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가 신장이 없는 경찰관이라고 불리게 된 사연은 이렇다. 그는 2년 전 급성신부전증으로 낙심하는 누나 윤숙(46)씨에게 한쪽 신장을 떼줬다. 곧바로 지난 2004년 4월 낙월파출소로 배치된 윤 경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몸이 불편한 노인 40여명의 손과 발 노릇을 하자 주민들은 ‘나머지 한쪽마저 온전하겠느냐’며 이 같은 별칭을 붙여주었다. 윤 소장은 10년 된 낡은 승용차를 선착장에 항시 대기시켜 놓고 육지를 다녀온 할머니ㆍ할아버지를 집까지 모셔다 드리는 운전기사 노릇에서 한밤중 응급환자가 생기면 인근 진료소로 이송하는 119 응급차량 기사 역할까지 섬 내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정달금(82) 할머니는 “낙월도의 크고 작은 일을 다 챙기느라 한쪽 신장도 없어졌을 것”이라면서 “객지에 나간 아들보다 훨씬 소중한 소장님이 오래오래 낙월도에서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칭찬했다. 신장을 받은 누나 윤숙씨는 “고된 경찰관 생활을 하면서 신장을 준 동생이 너무 고맙다”면서 “신장을 준 뒤 정기검진을 받는 동생을 볼 때마다 너무 미안해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신장을 다 줘버린 헌신봉사에 하늘도 감동했는지 최근 윤 경사에게 기쁜 일이 생겼다. 그는 1월 승진후보자로 확정돼 꿈에도 그리던 경위로 곧 승진하는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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