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사진)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미국 대형 은행들에 의해 조성되는 구제금융펀드(이른바 슈퍼펀드)가 시장의 신용경색 타격을 흡수하는데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이머징 마켓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슈퍼펀드의 제시된 이점이 리스크를 상쇄할지 나로선 분명치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슈퍼펀드가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모기지증권(MBS)과 같은 일부 자산의 가격하락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부실채권을 흡수하는 것이 아닌 씨티그룹 등이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구조화투자증권(SIV)의 유동성을 채우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그는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저가에 매수할 투기수요를 기다리다 보면 채권의 가치는 더 하락할 것”이라며 “시장은 가격이 바닥을 치고 투자세력이 한번 빠져나간뒤 자율적 가격상승이 이뤄진다는 믿음이 있을 때 강해지고 안정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ㆍ씨티그룹ㆍJP모건체이스가 공동으로 출범한 슈퍼펀드는 그 규모가 최대 1,000억달러까지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금융계는 이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FRB는 공식적인 입장은 피했지만, 부실채권의 강제적 저가매수 등은 막을수 있다는 점에선 일부 동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섣부른 기대감을 주고 기업들이 정작 손실을 저평가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슈퍼펀드를 불신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모기지를 한데 묶어 주인을 바꾼다고 해서 모기지 자체의 생존력이 달라지진 않는다”며 “사람들에게 정확한 대차대조표를 내밀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채권왕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슈퍼펀드는 미숙한 발상”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