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부통령이 워싱턴DC 자택에서 친구·가족·후원자들과 함께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9월까지는 출마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는 여러 약점을 가진 클린턴 전 장관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둘째 아들인 보 바이든이 지난 5월 뇌종양으로 사망하기 전에 "대통령이 돼달라"고 부탁하면서 대선 출마를 검토해왔다. 아들 바이든은 연방검사, 이라크전 참전, 델라웨어주 법무장관 등을 지냈고 내년 델라웨어주지사 선거에 출마할 계획을 세우는 등 부친처럼 전국구 정치인을 향한 계단을 밟아오다 46세로 요절했다.
아직은 바이든 부통령이 경선에 나서도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을 내건 클린턴 전 장관을 위협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은 1988년, 2008년 두 차례 경선에 나섰다가 처참한 실패를 맛봤고 지금은 고령이라는 약점도 생겼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의 이미지가 식상해지고 지지율도 하락 추세여서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달 30일 퀴니피액대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이 '정직하지 않고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유권자는 57%에 이른 반면 바이든 부통령의 경우 '정직하고 신뢰가 간다' '국민을 보살핀다'는 응답률이 각각 58%에 달했다. 민주당 내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이 55%로 압도적 1위였지만 바이든 부통령은 출마선언 이전인데도 13%의 지지를 얻었다. 또 그는 '귀족' 이미지의 클린턴 전 장관,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차별화할 수 있는 강점을 가졌다.
더구나 클린턴 전 장관이 고액 강연료와 친(親)월가 성향, 개인 e메일 사용 의혹, 리비아 벵가지 미대사관 테러 대응 실패 등 각종 논란에 시달리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정권 재창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NYT는 "중도층이 클린턴 전 장관에게서 이탈하면서 바이든 부통령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으로 민주당 경선에 뛰어든 샌더스 상원의원의 돌풍도 반(反)힐러리 정서의 뿌리가 깊다는 증거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대선 후보 결정의 중요한 승부처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주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의 지지율 격차를 10%포인트 미만으로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