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아파트' 모델하우스 눈총
주공, 15일 청약개시앞서 12일 수원에 열어"실물 건립 막아왔던 정부 입장과 배치" 지적
전재호
기자 jeon@sed.co.kr
청약과열과 고분양가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민간 업체의 실물 모델하우스 공개에 잇따라 제동을 걸어온 정부가 정작 ‘반값 아파트’ 홍보를 위해 모델하우스를 건립해 눈총을 받고 있다.
주택공사는 오는 15일부터 경기 군포시 부곡지구에 건립하는 토지임대부 및 환매조건부 아파트 804가구의 청약을 받기로 하고 12일부터 수원 화서역 인근 상업지구에 모델하우스를 설치, 공개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공급하는 토지임대부 분양 아파트(B-2블록)는 ▦74㎡형 56가구 ▦84㎡형 333가구 등 389가구이며 환매조건부 분양 아파트(B-1블록)는 ▦74㎡형 65가구 ▦84㎡형 350가구 등 415가구다.
모델하우스에는 단지모형도와 각 주택형별 실물이 공개되며 주공 측은 전철역과 모델하우스를 잇는 셔틀버스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공의 이번 ‘반값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그동안 모델하우스 건립이 교통난 및 투기를 유발할 수 있다며 실물 건립을 막아왔던 정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민간과 공공을 차별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수도권 내 투기과열지구나 지방의 청약과열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건립하도록 하고 당첨자에 한해서만 실물을 공개하도록 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판교 신도시 동시분양 아파트의 경우 당첨자에 한해 모델하우스가 공개됐고 올 들어서도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포스코건설의 주상복합과 GS건설의 ‘자이 하버뷰’ 아파트가 잇따라 모델하우스 문을 열지 못했다. 화성 동탄 신도시 주상복합 ‘메타폴리스’ 역시 청약과열을 막겠다는 정부와 시의 ‘의지’ 때문에 다 지어놓은 모델하우스를 청약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정부가 그동안 값비싼 모델하우스 건립비용이 고스란히 분양가에 전가되는 등 고분양가의 원인이 됐다는 주장을 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민의 내 집 마련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반값 아파트’에 모델하우스까지 짓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주공의 한 관계자는 “얼마나 많은 수요자가 몰릴지는 모르지만 (모델하우스 건립이) 정책홍보 차원에서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민간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택 구입은 인터넷 쇼핑과는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실물 모델하우스 건립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정책홍보는 대대적으로 하면서 민간은 못하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입력시간 : 2007/10/11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