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의 돈줄은 여전히 피감기관과 대기업ㆍ지방의원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회의원의 지난해 후원금 모금액이 총 477억원으로 전년(411억원)보다 65억원(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는 지방선거가 실시돼 모금한도가 3억원으로 2배 늘어난 해여서 18대 총선이 치러져 모금한도가 3억원이었던 지난 2008년 634억원에 비하면 2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연간 1인당 후원금 모금한도 3억원을 채운 의원은 13명이며 이 가운데 대선주자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유일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보공개 청구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의 '2010년 정당ㆍ후원회 재산ㆍ수입ㆍ지출내역'을 공개했다. 이 내역에 따르면 '청목회' 사건으로 수사를 받은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개인별 후원금 모금액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대체로 대구경북(TK) 지역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후원금이 몰렸다. ◇집권당 TK 의원 등에 돈 몰려=의원들은 지난해 지방자치선거가 있는 해여서 후원회 모금한도가 평년의 2배인 3억원(지역구 의원 기준)으로 늘었지만 모금실적은 총 477억4,636만원(1인당 1억5,654만원)에 머물렀다. 이는 18대 총선이 치러진 2008년(모금한도 3억원)의 634억원에 비하면 25% 감소했고 지방선거가 있었던 2006년(452억원)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선관위 측은 "지난해 10월 불거진 청목회 사건으로 전액 환불 가능한 소액 후원금이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의원별로는 강 의원이 3억2,487만여원으로 1위를 기록했으나 박 전 대표와 주호영ㆍ서상기ㆍ주성영 의원 등 TK권 한나라당 의원들이 각각 3억원 이상을 모금하며 2~5위를 차지했다. 현 정치자금법상 한도액은 3억원이지만 소명 결과 고의성이 없으면 인정된다. 강 의원은 "청목회 사건 이후 지지자들이 너도나도 후원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이 298억원으로 전년 대비 24.4% 급증했고 민주당은 135억원으로 12.5%, 미래희망연대는 5억8,000만원으로 16.5% 늘었다. 반면 자유선진당은 18억4,000만원으로 5.1%, 민주노동당은 8억1,000만원으로 13.5% 감소했다. ◇대선주자 중 박 전 대표에게 후원 집중=차기 대선주자 가운데는 박 전 대표가 3억2,032만원을 모금해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연 300만원 초과 기부자는 모두 23명(1억1,382만원)으로 박태준 전 국무총리(500만원)와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500만원), 신영균 한나라당 고문(500만원) 등이 후원했다. 이어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2억116만원을 기록했고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1억4,785만원,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 1억422만원,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5,935만원, 이재오 특임장관 2,331만원 등이었다. 김무성 한나라당(2억9,995만원), 박지원 민주당(2억8,699만원) 원내대표도 나란히 후원금 모금액 상위 30위 안에 포함됐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1억505만원,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6,638만원, 박희태 국회의장은 6,343만원을 각각 모금했다. ◇상임위 유관기관과 대기업ㆍ지방의원 등이 돈줄=상임위 유관기관의 후원이 이어져 국토해양위에서는 허천 한나라당 의원이 강원도 고속버스 회사 대표이사와 상무ㆍ전무에게 각각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백성운ㆍ정진섭ㆍ조원진 한나라당 의원은 운수회사 관계자로부터, 이학재 의원은 모 건설사로부터 500만원씩을 각각 받았다. 기획재정위 소속 이종걸ㆍ조배숙 민주당 의원은 유명 증권사 전 사장에게서 각각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고 정무위 소속 김영선ㆍ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은 각각 모 은행 본부장과 대형 증권사 대표이사로부터 500만원씩을 받았다. 보건복지위에서는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이 한 제약사 회장에게 360만원의 후원금을 수령했다. 교육과학기술위의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은 전 인천시 교육감 후보와 모 사범대 교수로부터 각각 500만원을 받았다. 농림수산식품위에서는 김학용 한나라당 의원이 새송이버섯 농장 대표이사에게 500만원, 같은 당 정해걸 의원은 고려인삼학회 관계자에게 500만원을 받았다. 눈에는 바로 띄지 않지만 대형 공기업들의 경우 임직원을 동원해 상임위별로 의원은 2,000만여원, 여야간사는 3,000만여원, 위원장은 5,000만여원을 10만원씩 쪼개 후원하는 관행도 여전했다. 대기업은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이 여상규ㆍ최구식 한나라당, 강봉균 민주당 의원 등에게 500만원씩 후원했다. 이사철 의원은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신지호 의원은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 윤상현 의원은 허용수 ㈜GS 사업지원팀장으로부터 각각 500만원씩의 후원을 받았다.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은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에게, 손달호 ㈜경동 대표는 같은 당 정태근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진영 한나라당 의원에게 400만원을,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같은 당 서병수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은 조국필 전 쌍용 사장, 같은 당의 정장선 의원은 손연호 경동나비엔 회장에게 각각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은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과 김영환 민주당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냈다. 이위준 부산 연제구청장은 박대해 한나라당 의원에게 500만원, 연제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구의원 3명과 부산시의원 1명도 박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같은 당 이한구 의원은 대구 수성구 구의원으로부터 500만원을, 박상천 민주당 의원도 고흥군의원 2명으로부터 850만원을 후원금으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