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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여덟살의 막내 아들이 전쟁에 동원됐다. 2개월 후 어미에게 돌아온 것은 생기발랄하던 아들이 아닌, 그가 죽었다는 소식이었다. 슬픔에 빠진 어머니는 '전쟁' 연작을 만들기 시작했다.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여류 판화가 케테 콜비츠(1868~1945)다.
국내에서는 비교적 덜 알려졌으나 세계 미술사에서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화가 케테콜비츠의 대규모 전시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3일 개막해 4월 19일까지 열린다. 1, 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개인의 삶을 뒤흔들었으나 콜비츠는 예술가로서의 사명감에 여성적 시선을 더해 당대의 현실을 작품으로 끌어올렸다.
절제된 목판화는 작가가 겪은 아픔과 절규를 표현하기에 탁월했다. 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극단의 비통함은 흑백대비의 목판화 '전쟁'으로, 덤덤한 듯 단순하게 표현됐지만 그렇기에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아이를 꼭 안고 있는 어머니 형상의 청동조각 작품 '피에타'에는 죽음에 대한 애도와 평화에 대한 갈망이 여실히 드러난다.
전시는 1914년 1차 세계대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전쟁 이전에는 의사인 남편 카를 콜비츠가 무료로 치료해 주던 소외계층이 주인공이었고 그들의 가난, 노동, 질병 등이 주요 소재였다. 반면 전쟁 이후 작가는 반전과 평화를 적극적으로 주장한다.
콜비츠의 작품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55점의 판화와 1점의 청동조각은 모두 일본 사키마미술관에서 대여해 온 것이며 평화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가 전시를 공동주최했다. (02)2124-5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