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도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 있으면서도 경기전망이 불분명하다고 보고 투자를 꺼리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고용시장회복은 물론 성장잠재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은행 통계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을 제외한 미국 기업들의 유동자산은 지난 3월말 현재 1조1,650억달러로 7년 전의 같은 달에 비해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또 빚을 갚고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음으로써 부채대비 자산규모는 크게 늘고 있다.
3월말 현재 미국 기업들의 부채 대비 현금비중은 23%까지 늘어 35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기업들이 투자확대를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렸던 지난 90년대 말과 정반대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 90년대말 투자를 크게 늘린 후 공급과잉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이 같은 ‘함정’에 빠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넷 버블 당시 자본지출이 가장 많았던 통신 및 첨단기술 업체들이 최근 씀씀이를 크게 줄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기피는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의 동력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고 있다. 무디스의 카말래쉬 라오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필요이상으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