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성장통을 앓고 있다. 화석연료를 줄여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전지구적 흐름을 타고 최근 몇 년 새 급부상했지만 현실에서는 제조업체와 부딪히고 일부에서는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비판에도 직면해 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업체의 등살에 국내 태양광 기업이 몸살을 앓는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시련을 맞고 있다. 6일 발전 업계와 목재 업계에 따르면 동서발전과 한국목재재활용협회가 신재생 발전 사업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동서발전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할당제(RPS)에 따라 내년 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산림부산물 등 목재만 사용하는 30㎿급의 발전소를 가동한다. 이를 위해 지난 1일 목재 공급 업체 선정에 들어갔다. 하지만 기존 목재재활용 업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그동안 폐목재 등을 활용해 보드 제품을 생산하던 업체가 원재료 부족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훈 한국목재재활용협회 사무국장은 "현재 국내 목재 수급 여건을 고려할 때 발전소의 물량 확보가 불가능해 결국 기존 민간기업이 사용하는 목재를 연료로 태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공기업이 신재생 발전을 위해 민간기업의 원료를 빼앗아 전기를 만드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동서발전 측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연간 640만톤의 산림부산물이 생산되는데 이 가운데 버려지는 340만톤을 이용해 발전하는 것일 뿐"이라며 "목재 업체의 우려는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발전소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조력발전도 난관에 부딪쳤다. 발전사들은 현재 인천만ㆍ가로림만ㆍ강화ㆍ아산 등에 조력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려면 댐을 만들어야 하고 이에 따른 개펄 생태계 훼손 등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조력발전을 아예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거세지고 있다. 발전사의 한 관계사는 "조력발전에 대한 사회여론이 좋지 않아 현재 강하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사실상 유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의 선두주자인 태양광은 수급 왜곡에 직면해 있다. 생산능력을 대폭 늘려놓았지만 전세계 태양광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에너지시장조사 업체인 솔라앤에너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태양광업체의 평균 가동률이 30~50%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주요 11개 태양광셀 업체의 생산능력은 지난해 1.1GW에서 올해는 1.9GW로 70%나 늘었다. 하지만 유럽의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주요 수요처인 독일ㆍ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가 보조금을 크게 줄였다. 또 최대 태양광 생산 국가인 중국은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국내 업체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제스솔라ㆍ미리넷솔라 등 국내 태양광 업체가 가동을 중단했거나 파산신청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