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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051900)은 한류를 타고 전 세계에 불고 있는 'K-뷰티'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이 지난해 벌어들인 매출은 총 4조6,770억원으로 업계 맞수인 아모레퍼시픽(3조8,740억원)도 제쳤다. 음료사업을 제외한 화장품과 생활용품 매출만 따져봐도 3조4,579억원으로 국내 화장품시장 1위인 아모레퍼시픽과 맞먹는다. LG생활건강의 올해 실적을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전망도 말 그대로 장밋빛이다. LG생활건강은 이 같은 성장세를 토대로 올해 중화권을 비롯한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중국인들의 한국 화장품 사랑은 지난해 면세점 매출에서 이미 입증이 됐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1년 전보다 무려 205.2% 급증한 2,993억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그동안 변두리 판매 채널로 취급받던 면세점이 전체 화장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새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15.3%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백화점(8.1%)과 방문판매(10.3%)를 넘어섰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에 대한 중국인의 수요 증가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올해 면세점 성장률을 77%로 가정할 때 LG생활건강의 전체 매출은 5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6,117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전체 화장품 영업이익에서 면세점 비중은 올해 48%에서 내년 53%로 증가하며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봤다.
면세점 부문 매출을 끌어올린 주역은 단연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한방 화장품 '후'다. 후는 지난해 2·4분기부터 면세점 화장품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후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0% 이상 증가한 4,300억원을 달성했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독보적인 고급 브랜드인 후의 경우 2011년까지 '오휘'보다도 매출 규모가 적었지만 이후 3년간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하며 화장품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의 인기는 면세점을 넘어 중화권 현지 매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후의 지난해 중국 현지 매출은 전년 대비 143%, 홍콩은 257%, 대만은 26%씩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토대로 LG생활건강은 올해 일본과 중국, 대만, 미국 등 해외법인이 진출해있는 기존 시장의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영국, 캐나다, 호주, 중동, 러시아 등 전세계 20개 이상 국가에 진출해 K-뷰티의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화장품 매출 중 해외 비중은 20% 수준이다.
특히 중국시장은 최근 여성 소비자들이 고가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에 맞춰 '제품 고급화'와 'VIP 마케팅'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후의 경우 한류를 대표하는 '궁중 한방'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전략적인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후의 지속적인 성장에 더해 신규 브랜드들의 성과도 눈에 띈다. 발효 화장품 '숨'과 허브 화장품 '빌리프'는 백화점 매장을 확대하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중국, 일본, 동남아 등 기존 해외시장 거점에 북미 등을 새로 추가할 계획이다. 함승희 연구원은 "숨과 빌리프 등 신규 브랜드의 추가 출점과 점포당 매출 증가로 중장기 모멘텀은 매우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화장품 부문의 고성장과 함께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 6대 카테고리(샴푸·린스, 비누·바디용품, 치약·칫솔,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주방세제)의 점유율을 높이며 생활용품사업 선두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음료사업 역시 코카콜라·스프라이트·환타 등 탄산음료가 고르게 성장하고 있고 글라소비타민워터·조지아커피·파워에이드 등 비탄산음료도 인기를 모으로고 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은 원가율 하락과 판매관리비율 정상화로 각각 6.2%와 27.1%의 이익 성장률을 기록해 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