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울산 유화단지 대변신] 고부가 공단 탈바꿈 `재도약 날개짓`

`굴뚝산업의 대변신.`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메카인 울산 석유화학공단이 대변신하고 있다. 과감한 투자와 구조조정으로 생산성을 배가하고 첨단 시설 도입과 기술 개발로 고부가가치 공단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성장의 고비마다 발목을 잡았던 노사갈등을 극복하고 미래를 위한 화합의 합창을 울리며 재도약의 힘찬 날개 짓을 하고 있다. ◇국내 최대 생산지대 부상=울산 석유화학공단이 조성된 것은 60년대. 대한석유공사(현 SK㈜)가 남구 고사동 250만평에 원유정제공장을 가동한 이후 불혹의 나이인 40년을 넘기면서 전국 석유화학산업 생산액의 34.2%를 차지하며 우리나라 최대 석유화학 산업단지로 부상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2001년 말 기준 울산지역 석유화학관련 기업체는 243개사. 울산지역 전체 제조업 1,451개사의 16.7%에 해당한다. 월 평균 종사자수는 2만5,238명으로 전체 13만5,363명의 18.6%다. 하지만 연간 총 생산액은 지역 전체 74조7,389억원의 46.1%인 34조4,589억원, 부가가치액은 전체 25조원의 30%인 7조6,191억원에 달한다. 종업원 1인당 연간 13억6,000만원을 생산하고 9억9,000만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셈이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생산능력을 해마다 늘려 온 반면 설비 자동화와 노동 인력 감축으로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고도의 숙련된 고급 인력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첨단 기술과 수익원 잇단 개발=하지만 알짜공단 변신의 일등공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첨단 제품들이다. 대한유화공업은 최근 급수 파이프용 신소재인 폴리프로필렌 랜덤코폴리머(PPR112)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PPR는 냉ㆍ온수 공급용 파이프에 사용되는 것으로 기존의 금속관과 달리 내부식성 및 내화학성이 뛰어나 세계적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대한유화는 PPR112 개발로 연간 3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타이어코드지 세계 1위 생산업체인 효성은 국내 최초로 일반 나일론원사에 비해 강도와 내구성이 배 이상 뛰어난 에어백용 `나일론 66원사`를 개발했다. 나일론 66원사는 자동차, 타이어코드, 항공기 탈출용 슬라이드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 특수섬유로 그동안 국내는 생산기술이 없어 일본 등지에서 수입해 왔다. SK㈜는 공장가동 40년에 걸쳐 축적한 60여개 기술을 체계화, 해외 및 국내 업체에 팔아 99년 20억원을 시작으로 2002년 670억원을 올렸으며 2003년 860억원, 2004년 1,200억원의 추가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또 96년과 98년 우울증치료제와 간질치료제를 잇따라 개발, 존슨엔존슨 계열의 얀센과 오소맥닐에 라이선싱하는 등 명실상부한 바이오ㆍ신약 개발회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합성수지 산화방지제 생산업체인 송원산업은 98년 외환위기당시 원료인 알킬페놀을 전량 공급하던 미국 회사의 단가 인상 압력을 딛고 국내 최초이자 세계 5번째로 알킬페놀 공장을 완공, 수출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노사 화합 훈풍=매년 끊이지 않았던 파업의 회오리도 잠잠해 지고 노사가 상생의 길을 찾고 있다. 2001년 80여일간 파업이 벌어졌던 태광산업은 올해 회사측이 4년 연속 적자가 예상되는데도 노조가 당초 요구한 5%이상 임금인상안보다 3배나 많은 15%를 인상했고 노조는 연말 목표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내년 임금을 동결하겠다며 화답했다. 2001년 노조가 전면 파업을 벌인 지 10일만에 공권력이 투입됐던 효성도 고소ㆍ고발을 취하하는 등 화합 조치에 나서고 노조는 올해 경영진과 함께 거래처를 찾아 다니며 자사 제품 구입을 독려했다. 애경유화는 노조는 지난달 앞으로 임단협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파업 등 극단적인 투쟁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파업투쟁의 상징인 붉은 조끼를 영구 반납했고 사측도 폐업을 제외하고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을 항구적으로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제조공장은 2월 문수산 일대에서 노조와 회사관계자 80여명이 노사한마음전진대회를 갖고 창조적 노사관계 구축을 다짐했다. 합성수지공장 임직원 90여명도 1월 노사화합 결의문을 채택했다. ◇석유화학 인프라 확충=울산 석유화학공단의 세계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도 잇따른다. 울산시는 지역 화학산업 기초기술과 기술혁신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국ㆍ시비 402억원을 들여 5만여평 규모의 정밀화학과학기술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타당성 검토 용역을 의뢰해 놓고 있다. 또 중구 다운동 일대 8,000여평에 국ㆍ시비 305억원을 들여 오는 2006년까지 정밀화학센터를 설립하고 2006년까지 국ㆍ시비 300억원을 들여 3,000평 규모의 한국화학연구원 울산분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울산석유화학공단이 한국 석유화학 메카에서 세계 석유화학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구조 고도화가 관건”이라며 “산ㆍ학ㆍ연ㆍ관 연계 체계를 확고히 다지고 석유화학 연구기관 설치에 전방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