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사가 `조흥은행 지배`를 위해 연이어 강수를 두고 있다.
신한지주는 조흥은행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동수 전 조흥은행 부행장을 행장으로 내정한 데 이어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을 이사회 의장, 최영휘 신한지주사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사회를 확실한 영향력 하에 두겠다는 의도다. 조흥 노조측은 “신한이 정면대결을 택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신한지주측은 “행장과 이사회 의장 선임은 주주의 정당한 권리인 만큼 정면돌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적당히 노조를 무마하는 선으로 후퇴하다 보면 오히려 혼란만 커질 뿐 `한 배`를 타는 의미가 없다는 게 신한지주 경영진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은 독립경영을 보장받았지만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신한그룹의 자회사`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갈등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문제로 남게 됐다. `
◇신한지주 `원칙대로`=조흥은행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신한지주는 `정면돌파` 방침을 분명히 했다. 7일 열린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에서 최영휘 신한지주 사장과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것도 이 같은 정면돌파 전략의 일환이다. 경영진 선임에서 밀리면 앞으로 있을 통합작업에서도 계속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또 조흥은행에 대해 직접적인 경영감독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풀이된다.
신한지주 고위관계자는 “최동수 행장후보는 조흥은행 근무경력이 있을 뿐 아니라 외국계 은행에서 25년을 근무한 `국제통`으로 신임행장으로 손색이 없다”며 “또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과 최영휘 신한지주 사장도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원칙에 따라 사외이사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조흥노조 실력행사 돌입=최동수 전 부행장의 행장선임이 알려지자 조흥은행 노조는 7일 새벽 조흥은행 본점에 설치된 신한지주 협력사무실을 전격적으로 봉쇄했다. 노조는 또 성명서를 통해 신한지주와의 업무관계를 중단하기위해 본부 부서장을 비롯한 모든 조흥직원은 일체의 업무협조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조흥노조 관계자는 “최동수씨는 조흥은행 근무 경력이 2년밖에 되지 않아 조흥출신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이번 행장 후보추천은 조흥 출신을 새로운 행장으로 선임하겠다는 노사정 합의를 악의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한쪽이 최동수씨의 행장선임에 대한 법적, 행정적 절차는 밟을 수 있어도 절대 직원들의 신임을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협의 여지는=내색은 하지 않지만 양측은 대결구도 속에서도 타협점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조흥노조가 7일 오후 2시에 열린 임시이사회를 봉쇄하겠다는 계획을 바꿔 노조의 이사회 참석을 전제로 개최를 허락한 것도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신한지주측 고위관계자도 “6일까지는 강경한 입장이었지만 7일 들어서는 노조측을 상당히 의식하기 시작했다”며 노조와의 협상여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