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새 정부는 상식과 기본이 통하는 새로운 남북관계 및 진화된 대북정책이라는 입장을 표방하고 있다"면서 "그런 틀 속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집중적으로 협의하는 방향으로 실무회담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 회담을 통해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북한의 태도변화도 이끌어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변인은 이어 "상식과 국제적 규범에 부합하는 공단으로서 (개성공단이) 정상적으로 발전돼야 하며 그런 방향에서 내일 회담에 임할 것"이라면서 "발전적 정상화 문제는 내일 회담에서 북측과 협의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발전적 정상화 안건에 대한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실무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시설 및 장비점검 문제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문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룰 방침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가운데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문제'가 주된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와 같은 북측의 돌발행동 방지 방안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반면 '체제 존엄성'을 중요시하는 북한으로서는 우리 측 요구를 직접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4월 개성공단 근로자를 갑작스레 철수하며 관련 명분으로 우리 측이 개성공단을 '북한의 달러 박스' 등으로 표현, 존엄성이 훼손당했다는 것을 내세웠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입장에서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와 같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서약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이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의 움직임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측이 이 같은 사안으로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실무 회담을 수차례 더 진행하며 합의점 도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국회담으로 이어지느냐 여부도 관심이다. 실제 지난달 9일 벌어진 실무회담은 의제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며 이후 당국회담의 무산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때문에 양측은 이번 실무회담에서 이견이 클 경우 몇 차례 추가로 회담을 진행, 이견 조율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이 주도하는 6자회담이라는 틀보다 남북간 직접 대화를 선호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실무회담이 당국회담으로 이어지는 '가교(假橋)'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회담을 시발점으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재가동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의 목적은 합리적이고 원만하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며 "일단은 (북한이) 대화에 응한 것 자체가 순리라고 보고 그 다음에 중요한 점은 바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뒤이어 "남북한 당국자 간에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도록 그런 틀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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