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채권형 펀드의 수탁액이 늘어야 주가가 상승한다`
시중에 넘쳐 나는 부동자금이 조만간 증시에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증시 상승은 혼합채권형 펀드의 수탁액이 증가해야만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최근들어 주식형 펀드로 조금식이나마 자금이 유입되자 증시 상승의 신호가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분석이어서 관심을 끈다.
SK증권은 3일 부동자금의 증시유입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통해 최근 들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이를 상승장의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0월 이후 500포인트 아래에서 맴돌던 종합주가지수가 2002년 4월까지 900포인트를 돌파할 때까지 주식형과 혼합채권형 펀드의 수탁액은 지수 상승에 앞서서 증가했다. 하지만 당시 주식형 펀드가 늘어난 것은 정부의 증시안정책에 따라 연기금 등의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시중자금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준기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순수 주식형 자금은 주가에 후행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며 “안전한 상품(채권)에서 위험한 상품(주식)으로 자금이 옮겨가는 과도기로 먼저 혼합채권형 펀드로 돈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혼합채권형이 먼저 증가하고 장단기 채권형 펀드의 잔액이 감소세로 반전하면 주가가 상승 반전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혼합채권형 펀드의 수탁액은 올들어 31조5,000억~31조9,000억원에서 횡보하고 있다. 또 장기채권형 펀드는 24조원대에서 머물고 있으며 단기채권형 펀드는 36조원대에서 39조원대로 오히려 늘고 있다. 따라서 아직은 저점을 확인하고 주가가 상승 반전하는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SK증권의 분석이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