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고속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에서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1위로 올라섰다. 반면 미국 등 선진국은 경기불안과 성장둔화 등으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8일 지난해 OECD 30개국의 후발개도국에 대한 FDI가 1,920억달러로 전년의 6배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중국이 530억달러를 유치, 400억달러에 그친 미국을 제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이 유치한 FDI는 과열경기가 진정되며 전년보다 약간 줄었지만 미국이 지난 2001년 시작된 경기침체 여파가 지속되며 2001년 1,670억달러에서 2002년 720억달러, 지난해 400억 달러로 급감함에 따라 중국이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보고서는 중국의 높은 FDI 유치 실적은 다국적기업들이 고속성장, 인구면에서 세계 최대시장, 저렴한 생산원가 등에 매료돼 앞다퉈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속성장으로 중국의 중산층이 확대, 소비력이 커지면서 소비재관련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OECD 수석이코노미스트 한스 크리스티안센은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소비재 상품생산열망이 FDI 증가의 주된 요인이다”고 말했다.
중국보다 개방이 더딘 인도는 40억달러에 그쳤고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석유기업탄압 등 반(反)시장정책 등으로 1990년대 중반 이후 최저인 10억달러에 그쳤다.
이밖에 미국의 FDI 유치가 급감한 것을 비롯해 캐나다 69%, 독일과 영국이 각각 64%와 47% 감소하는 등 유럽국가의 FDI 유치실적도 평균 23% 줄었다. 프랑스는 영국과 독일이 유치한 FDI 합계의 3배에 달하는 470억달러를 유치했지만 역시 전년보다 19억달러 줄었다. FDI는 주식ㆍ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를 제외하고 기업인수합병, 합작기업 설립, 설비투자, 자산구매 등 실물투자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