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일자리가 민생이자 복지”라며 “노동개혁을 통해 많은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고, 이들이 보다 나은 미래 세상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연설 전문.
여러분 반갑고 감사합니다.
컬럼비아대는 아이비리그의 일원으로 미국 지성을 대표하고, 세계 경제의 중심인 뉴욕을 대표합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해 수많은 저명인사를 배출해 미국 역사를 아름답고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늘 26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컬럼비아대에서 연설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의 둘째형도 1970년 대에 컬럼비아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니, 저도 컬럼비아 패밀리입니다.
오늘 저는 한미동맹의 역사와 미래 비전, 그리고 한미 양국이 당면하고 있는 중요 현안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한미동맹 : 한국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토대
올해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년이 되며, 대한민국에게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리고, 지난 70년의 역사는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혈맹’으로 발전한 역사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함으로써 독립이 되었고, 1948년에는 미국의 도움으로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갖춘 나라를 건국하게 되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 많은 미국 젊은이들이 참전했고, 한국군과 미군은 3년 간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한국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 사이에 발생한 까닭에, 미국 내에서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군 3만6,940명이 사망하고, 8,157명이 실종됐으며, 9만 2,134명이 부상을 당한 사실을 한국인들은 절대 잊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에게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승리한 전쟁’입니다.
제가 워싱턴에서 참전용사들을 뵙고 한국전쟁 중 순직한 워커 장군의 묘소를 찾았을 때 “한국에는 존경하는 어른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표시로 큰 절을 하는 오랜 관습이 있다”며 큰 절을 올렸습니다. 저희 한국인들로서 절대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과거의 은혜를 마음깊이 되새기자는 취지에서였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1953년 한국 전쟁이 끝날 때 한반도의 지역 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동맹을 체결했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지키는 핵심(linchpin)역할을 해왔습니다. 한미 동맹의 굳건한 안보를 기반으로 한국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냈습니다.
한국은 한국전쟁이 끝날 때인 1953년에 1인당 국민소득이 67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1,2위를 기록했는데, 2014년에는 2만 8,000달러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한국은 현재 세계 12위의 경제력을 갖게 됐고, 인구 5천만 명이 넘은 나라 가운데 7번째로 소득이 높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40여개 나라가 독립했고, 이 가운데 선진국 수준으로 진입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한국과 미국은 이처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이념적 동맹, 안보 동맹, 경제 동맹으로 맺어져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미동맹은 ‘대체 불가능하며, 독보적이고 유일한 동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미동맹은 북한의 위협과 동북아 평화를 위해 21세기에도 더욱 굳건해져야 할 동맹입니다. 워싱턴에서 의회와 행정부의 여러 인사들을 만났는데, 모두 “북핵은 우리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평화를 위해 꼭 해결해야할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최근 이란 핵문제가 해결된 것을 보면서, 다음 차례는 북핵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미국 지도자들과 만남에서도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 대안을 찾기 위해 한미 양국 간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는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고, 고립과 단절을 포기하도록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한미간 경제협력도 앞으로 더욱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2년 3월 발효된 한미 FTA 덕분에 한미간 교역규모는 지난해 1,156억 달러로 전년대비 11.6%나 늘었습니다. 한국은 늘 개방경제와 낮은 무역장벽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긍정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한국은 TPP의 경제적 의미뿐만 아니라 그 안에 포함된 외교·안보의 전략적 가치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성공시킨 세계적인 ‘롤 모델’입니다. 그런 만큼 앞으로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이 같은 발전방향은 한국과 미국이 동시에 추구하는 가치로서, 21세기에도 양국 국민들이 변함없이 유지하고 계승해야 할 것입니다.
◇한미 양국, 지구촌 전체의 가치 놓고 협력해야
한국과 미국은 안보와 경제협력 이외에도 과학 에너지 환경 보건 복지 우주 등 글로벌 이슈로 인식되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미 양국은 두 나라는 물론 지구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합니다.
저는 2012년 미국 월가에서 벌어진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를 매우 주목해서 봤습니다. 많은 미국인들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소득격차를 유발하는 신자유주의식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잘못됐다는 인식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세계 경제의 중심지인 뉴욕의 맨해턴에서 벌어진 시위를 보면서 경제·사회적 불평등이 심각한 글로벌 이슈임을 느꼈습니다.
저는 지난해 국회 연설에서 지금의 시대정신은 ‘격차 해소’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빈부 격차의 확대로 갈등과 분열이 조장되면 ‘나라의 건강’이 심각하게 훼손돼 암울한 미래가 펼쳐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 부문의 격차 가운데 최우선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부문이 ‘세대간 격차’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을 보면 청년세대는 본인들의 부모세대보다 더 못사는 첫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진 그리스의 경우 청년실업률이 60%에 달하고, 일자리가 없어 많은 젊은이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습니다. 2011년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뒤흔든 ‘아랍의 봄’은 그 근본적인 원인이 빈부 격차와 청년 실업 때문이었습니다. 한국도 청년실업률이 10.2%(6월)에 달할 만큼 높습니다.
청년세대의 분노와 좌절은 ‘일자리 부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미국 갤럽보고서는 세계 70억 인구 가운데 30억 명이 일자리를 원하는데, 양질의 일자리는 12억 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약 18억 개의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전 세계 리더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일자리 창출’입니다. 일자리 창출에 실패할 경우 자본주의의 위기가 올수 있다고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은 불평등에 대한 시위로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폐기해서 풀릴 문제도 아닙니다.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과정의 불평등을 시정하는 노력을 해야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성과물인 ‘결과의 불평등’을 강제적으로 시정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모두 ‘결과의 평등’을 지향했던 사회주의가 역사의 큰 흐름에서 완전히 실패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일자리 부족은 흔히 과학기술의 발전과 국제화로 인해 고용 없는 성장이 이뤄지면서 생겨난 현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과학기술 발전과 국제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오히려 과학기술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미국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 6월 기준 5.3%로 7년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실리콘 밸리로 대표되는 미국 특유의 역동적인 경제와 미국 젊은이들의 열정적인 창업정신이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고, 적절한 혁신이 이뤄지는 미국 경제의 모습은 우리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는 “눈에 보이는 경쟁자는 두렵지 않은데 이 시간에도 어느 집 창고에서 연구하고 있는 벤처기업이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과학기술로 무장된 벤처가 일자리의 창출의 원동력이자 일자리의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세계적인 IT 강국입니다. 저는 미국의 창조적 생태계가 IT 강국인 한국에도 잘 접목되고, 과학 에너지 환경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한미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이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세계 경제의 화두인 ICT(정보통신기술)는 모든 산업과 기업의 인프라로서 기존 상품과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또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냅니다.
미국 경제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ICT의 대표주자이며 21세기 디지털 경제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현재 ICT 분야에서는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웨어러블(Wearable)의 약자인 BMW라는 신조어가 유행입니다. 이 분야에서 미국과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서 있습니다.
그런 만큼, 협력할 분야가 많고 바로 거기에서 청년세대가 원하는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형 미래산업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저는 양질의 일자리는 GDP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성장과 신생기업의 출현을 통해 만들어지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정치인이 할 일은 이러한 기업들이 마음껏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에컨대, 노동시장이 유연한 미국과 달리 한국의 노동시장은 매우 경직돼 있는데, 이로 인해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힘들고 많은 청년들이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와 우리 새누리당은 현재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개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저는 일자리가 민생이자 복지라고 늘 강조합니다. 그런 만큼 청년세대, 즉 우리의 아들딸을 위해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노동개혁을 통해 많은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고, 이들이 보다 나은 미래 세상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정치인입니다. 정치인이 할 일은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갈등과 마찰을 줄이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국민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치는 없습니다. 서양 금언에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이야말로 최악의 선택”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정치인과 정당은 최선이 없으면 차선을 선택하면서 미래 청사진을 만들고 실천해가야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이고, 한미 관계도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 번, 오늘 유서 깊은 컬럼비아대에서 연설할 수 있게 도와주신 여러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