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펜글씨 부품‘티지타이저’에 주목…인터플렉스ㆍ플렉스컴 등 수혜
삼성전자가 이달 초 2ㆍ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4의 성과가 드러났다. 잠정 영업이익은 9조5,000억원으로 10조원 이상을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치보다 낮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반기 갤럭시S4가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끄는 가운데 또 다른 프리미엄 전략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3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갤럭시노트3의 경우 삼성전자가 판매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출시 시기를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 가을께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면서 관련 수혜주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갤럭시노트3에 들어가는 부품은 갤럭시S4와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기존 정보기술(IT) 부품주들이 물량을 받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갤럭시노트에만 들어가는 ‘티지타이저’를 생산하는 업체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티지타이저는 갤럭시노트에 사용되는 S펜의 글씨를 인식하는 특수한 연성회로기판(FPCB)이다.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보다 낮게 나오면서 IT부품주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IT부품주 가운데 기존 부품이 아닌 티지타이저를 생산하는 업체가 앞으로 다른 업체들보다 더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상장업체 가운데 갤럭시노트3에 들어가는 티지타이저를 생산하는 업체는 인터플렉스와 플렉스컴 두 곳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인터플렉스가 이번 갤럭시노트3의 초도물량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갤럭시노트1과 2에는 플렉스컴이 초도물량을 넣었지만 이번에는 인터플렉스로 바뀐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갤럭시노트3가 다시 시장의 이슈로 떠오르면 인터플렉스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판단했다.
국내 한 증권사의 A 연구원은 “인터플렉스가 이번 갤럭시노트3에 초도물량을 넣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갤럭시노트3는 기존 갤럭시노트1을 쓰던 가입자 등 신규 교체수요가 많은 제품이라 인터플렉스가 실적이 오르며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갤럭시노트2가 지난해 전체 1,000만대가 팔렸다”라며 “갤럭시노트3는 이보다 판매량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티지타이저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수혜도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플렉스컴이 갤럭시S4에 집중하느라 이번 초도물량공급에서 밀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다른 증권사의 B 연구원는 “플렉스컴은 올해 갤럭시S4에 들어가는 FPCB에 모든 생산초점이 맞춰진 상태”라며 “이 때문에 갤럭시노트3에 들어가는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어려워 인터플렉스가 초도물량을 따가게 됐다”고 전했다.
인터플렉스는 하반기 애플의 수혜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 애플이 아이폰5S를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A 연구원은 “인터플렉스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FPCB를 거의 반반으로 넣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라며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3에 더해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5S 모멘텀을 받아 실적과 주가가 동시에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인터플렉스는 2ㆍ4분기 시장전망치인 130억원을 훌쩍 넘어선 170억원규모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턴어라운드 규모로는 꽤 큰 데다 하반기 모멘텀까지 생각하면 현재 매우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플렉스컴도 이번 갤럭시노트3에 티지타이저 초도물량 납품을 실패했지만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초도물량의 프리미엄이 약 2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B 연구원은 “갤럭시노트3가 나온다고 갤럭시S4가 팔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삼성전자의 특성상 초도물량을 2개월 가량 받고 이 후 두 개 이상의 업체에 납품물량을 나눠주기 때문에 플렉스컴도 결국 티지타이저를 납품하며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