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추가로 수신금리를 낮추면서 1년 만에 예금금리가 1%포인트 넘게 하락했지만 정작 대출금리는 예전의 고금리가 그대로 적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저축은행들이 구조조정을 거친 후에도 제대로 된 먹거리가 없어 예대마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서민층이 주요 고객이라는 점에서 지나친 금리 장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지난 1년 사이 1%포인트 넘게 예금금리를 줄여왔지만 대출금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 등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대비 1년 예금금리를 1.3~1.6%포인트 인하했지만 신용대출상품은 34.8~38.9%의 고금리를 받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경우 이 기간 동안 예금금리를 지난해 4월 4.6%에서 지난달 3.1%로 금리를 수차례 낮췄다. HK저축은행도 지난해 5월 4.3%에서 13일 3.0%로 금리를 내렸다.
반면 두 은행은 대표 신용대출상품인 알프스직장인론ㆍ119머니의 금리를 대부업체와 큰 차이 없는 34.8%, 38.9%를 유지하고 있다. 변동 없이 대출금리를 제시하는 것은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마찬가지다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고 우량 채무자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연체율ㆍ부실률이 올라가 충당금을 계속 쌓아왔다"며 "예금금리를 낮춘다고 해도 적자가 나는 상황이어서 대출금리에서 보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은 1년 예금금리를 연동해 대출금리도 추가로 인하하도록 설계해놓고 있다.
지주계열 저축은행 관계자는 "1년 예금금리를 대출과 연결 지어 예금금리 인하 시 대출금리도 함께 연동해서 떨어지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