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이 마침내 줄었다.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한 금융감독 당국의 요구에 맞춰 은행들이 금리를 높이고 신용대출의 문턱을 높인 결과다. 하지만 연체율은 증가세로 돌아서 '연체증가→금융건전성 악화'의 위험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1.22%로 전월 대비 0.09%포인트 올랐다고 4일 밝혔다.
연체율은 기업과 가계 모두 증가했다. 기업의 연체율은 신용위험 평가 등의 영향으로 1.44%에서 1.59%로 상승폭이 비교적 컸다. 대기업의 연체율은 0.59%를 기록했고 중소기업대출 연체율도 1.71%에서 1.85%로 올랐다. 가계대출은 연체율은 0.77%에서 0.80%로 소폭 상승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69%에서 0.71%, 신용대출 등 기타 가계대출 연체율은 0.91%에서 0.98%로 올랐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8개월 만에 감소했다.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29일 현재 276조9,248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910억원이 줄었다.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29일 현재 57조3,440억원으로 1조8,032억원이나 줄었다. 월 중 감소액은 2008년 12월 계수 집계 이후 최대폭이다.
주택담보대출은 1,905억원(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은행들은 신용도가 우수한 대기업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면서 대기업대출은 큰 폭으로 늘렸다. 시중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지난달 29일 현재 60조2,154억원으로 2조2,519억원 증가했다. 반면 중기대출은 208조1,169억원으로 3,252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