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옵션만기일을 맞아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선물과 현물을 대거 사들이면서 프로그램 순매수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시에서 프로그램매매는 1조7,861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치인 지난 2011년 12월 1일의 기록(1조3,207억원)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치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37.36포인트(1.96%) 상승한 1,940.59로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도 2.63포인트(0.56%) 오른 474.05로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를 끌어올린 것은 외국인들의 폭발적인 매수세다. 외국인들은 옵션만기일에도 불구하고 선물을 대거 사들이면서 다량의 프로그램 매수를 유발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200선물 9월물을 4,783계약(6,167억원) 순매수 하며 전날 9,767계약(1조2,432억원) 순매수에 이어 사흘째 선물 쇼핑에 나섰다. 때문에 코스피200선물 9월물은 전날보다 6.15포인트 급등한 260.20에 장을 마감했다. 선ㆍ현물 가격차이인 베이시스도 전날 1.21에서 2.12로 크게 높아졌다. 그 결과 선ㆍ현물의 가격차이를 활용한 프로그램 차익매수가 1조3,783억원이나 유입되며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어 낸 것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어제에 이어 이틀째 국내 지수선물을 대거 사들이면서 선물 고평가가 이뤄진 것이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 유입의 발단이 됐다”며 “선물은 레버리지가 강한 상품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선물을 대규모로 사들인 다는 것은 글로벌 증시의 방향이 낙관적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게 확산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 매수가 유입되긴 했지만 단기간 매도로 돌아서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외국인이 대규모 차익 매수를 한 다음날 곧바로 대규모 매도로 돌아서진 않았다”며 “선물 시장의 베이시스가 급격히 악화돼 현물이 선물보다 비싼 백워데이션 상태로 전환되거나, 아주 낮은 수준으로 낮아지지 않는다면 단기간 대규모 청산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이어 “그 동안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에 포지션을 취했기 때문에 최근 지수가 상승하면서 숏커버링을 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숏커버링 물량이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돼 그와 관련된 매수 물량이 지수 상승과 함께 당분간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