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콩, 검은 깨, 생과즙 바나나와 딸기부터 녹차에 이르기까지 우유에 이색 소재를 섞어 만든 가공유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그래도 유업계를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은 흰 우유. 성장 가도를 달리는 가공유와 달리 시장 포화단계로 접어든 흰 우유는 기능성 강화와 해외 판로 개척으로 활로를 찾으며 낙농계를 지키고 있다.
국내 우유시장의 35%를 차지하는 선두업체인 서울우유는 올들어 흰 우유 수출길에 오르며 해외 각국에서 우리 우유 알리기에 나섰다.
올들어 낙농국가인 몽골에 흰 우유 1000㎖ 22만5,000팩을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얼마 전 낙농사상 처음으로 중국 업체와 10만달러 규모의 낙농 기술용역 수출계약을 체결해 거대한 중국 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 이 계약을 바탕으로 앞으로 5~10년에 걸쳐 한국 낙농시장규모의 약 40배에 이르는 중국낙농산업 시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려, 신규공장 건설과 기존 유제품 수출, 제품개발, 낙농 생산기반 조성 등에 직접 참여한다는 계획.
내수 흰우유 시장에서는 성인 소비층을 노린 제품의 `고급화`가 단연 화두다. 서울우유의 히트제품 `셀크`는 1등급 원유에 천연 셀레늄과 각종 비타민을 첨가한 제품으로, 하루 15만팩씩 팔려나가며 기능성 우유 시장을 이끌고 있다. 서울우유는 또 최근 한국네슬레와 제휴를 맺고 국내 최초의 임산부ㆍ수유기 여성을 위한 기능성 우유를 개발ㆍ출시했다. 임산부의 필수영양소와 태아 두뇌발달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성분까지 함유한 제품으로, 지금까지 의외로 도외시됐 틈새 시장 개척에 나선 것.
서울우유는 올해 200㎖ 용량 우유팩을 기준으로 하루 판매량 1,200만팩을 돌파해 지난해에 이어 우유 시장의 저변 확대에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의 흰우유 매출은 지난해 5,300억원에 이어 올해도 5~6%의 성장을 이어가 5,500억원 달성을 노리고 있다.
매일유업도 약 250억원을 투입해 원유를 깨끗하고 신선하게 유지하는 최첨단 무균화 공정 ESL시스템을 도입해 맛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는 `매일우유ESL`로 흰우유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모든 제조 및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오염을 근본 차단해 완벽한 위생설비를 추구하는 ESL시스템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특히 신선도와 품질 향상과 함께 우유의 유통기한을 기존의 5일에서 14일까지 획기적으로 연장함으로써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경립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