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자 상장지수펀드(ETF)로 새로운 위험관리 수단으로 급부상하며 시중자금을 빠르게 끌어모으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와 한화증권 등에 따르면 9월 ETF 일평균 거래량은 9,589만주, 거래대금은 1조274억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지난 6월(2,074만주) 보다 365%, 거래대금(3044억원)은 237% 급증했다. ETF 전체 시가총액은 사상 최대인 9조원을 돌파했다. 유형별로는 인버스ETF와 레버리지ETF의 거래량이 급증했다. 9월말 기준 인버스ETF의 일평균 거래량은 4,789만주이고, 레버리지ETF는 3,938만주를 기록했다. KOSPI200ETF는 696만주였다. 지난해 일평균 거래량이 레버리지 1,389만주, 인버스가 1,239만주임을 감안하면 1년도 채 안돼 거래량이 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가 등락에 상관없이 이익을 볼 수 있는 인버스와 주가가 상승할 경우 2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레버리지 ETF가 가장 선호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TF 자금유입 속도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ETF전체 순유입 자금은 7월 5,470억원에서 9월 9,068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변동성 확대로 주가가 하락할 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인버스ETF의 경우 지난 7월 66억원이 순유출됐지만, 8월(1,398억원), 9월(3,134억원)으로 급격히 몸집을 불려다. ETF에 대한 관심은 개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외국인과 기관들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의 ETF투자 규모는 347억원에 불과했지만, 9월말 현재 2,17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외국인이 인버스ETF로 몰리면서 작년 비중이 2~4% 수준에서 올해 8%대로 확대됐다”며 “9월에는 코덱스(KODEX)인버스ETF에 외국인이 신규로 900억원 가량 매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투신자금 역시 ETF로 속속 유입되고 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파생상품투자 규제로 다른 투자수단에 제약이 있는 개인들이 ETF로 몰리고 있다”며 “최근에는 외국인과 기관들도 ETF시장으로 급격히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ETF의 이 같은 인기는 수익률이 증명해 보이고 있다.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인버스ETF의 경우9월 수익률은 2.0%를 기록했다. 지난 8월에는 10.0%를 달성했다.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로 글로벌 금융불안이 엄습한 가운데 국내 증시가 곤두박질 치면서 대형주 등 개별종목들이 대부분 반토막 수준으로 조정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것이다. 그렇다고 전 ETF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아니다. 레버리지의 경우 9월 -11.6%, 7~8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원자재ETF는 9월들어 -14.4%로 급락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원자재 ETF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율 헤지형과 비헤지형의 수익률 차이가 극명하게 달라졌다”며 “원자재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인버스ETF의 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