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공멸은 막자" 공감대… 그리스 구제 타협안 극적 도출 기대

■ 오늘 EU 긴급 정상회담<br>메르켈·사르코지, 베를린 회동 막판 의견 조율<br>선택적 디폴트·은행세 부과 확대 방안 등 논의<br>IMF "유럽 재정위기 확산 못막는다" 비관론도



유로존 수뇌부가 21일(현지시간)로 예정된 긴급 EU(유럽)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리스 재정위기의 해법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멸은 막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늑장 대응이라며 시장의 비난을 받아온 EU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잃어버린 리더십을 되찾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멸은 반드시 막자"= 독일 등 각국 정상들은 회담을 앞두고 사전에 이견을 조정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극적인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정상회담 하루 전인 20일 베를린에서 회동을 갖고 막판 의견 조율에 나선다.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2차 지원안이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두 정상의 회동이 또 다른 극적인 조치를 만들어 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요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공멸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이번 정상회담이 그리스 재정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회의는 일단 그리스 구제방안을 구체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와 독일이 각각 주장하고 있는 자발적 차환 방식의 '선택적 디폴트' 및 조기 환매 방식의 '부분적 디폴트'와 함께 은행세 부과의 범위를 개인 부문(private sector)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유로존은 은행세 부과 범위 확대를 통해 3년간 300억유로를 추가 확보, 그리스 지원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다. 이는 민간 은행의 참여를 줄곧 요구해 온 독일과 네덜란드, 핀란드 등의 입장과는 맞아떨어지지만 은행들로선 수익의 상당 부분을 내놔야 하는 만큼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독일 만이 유로존 재정위기로부터 유럽통화연맹(EMU)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며 독일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로이터도 칼럼을 통해 "유럽의 지도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안겨준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금융시장의 보복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하던 IMF도 주요 유럽국가들이 긴급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로존 핵심국가인 프랑스와 독일 경제에도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IMF는 "유로존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를 손상시킬 수 있는 전염성을 차단하기 위해 유럽 지도자들이 신속히 행동할 필요가 있다"며 "구제금융 펀드인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자금이 더 효과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기금의 규모와 운영범위를 확대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독일의 움직임도 조금씩 변하는 모습이다. 독일 정부의 스테판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정책입안자들이 그리스 2차 지원안에 대해 '확실한 진전'을 보이고 있음을 금융시장에 확인시켜 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재정위기 전염우려는 여전=하지만 각국간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다 민간부문에 대한 설득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시장을 만족시킬만한 해결책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그리스의 경제여건이 워낙 취약하기 때문에 2차 지원책이 나와도 재정위기 전염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그리스의 국가부채는 내년에 국내총생산(GDP)의 17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그리스가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수준의 부채다. 하지만 유럽연합(EU) 당국자들은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인정하는 뉘앙스만 풍겨도 채권 투자자들이 그리스의 디폴트가 임박했다고 믿어 시장이 '패닉'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IMF가 '쓴소리'를 하고 나섰다. 그리스를 구제해도 유로존 재정위기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IMF는 19일(현지시간)유로권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그리스 채무 위기가 EU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개입으로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모면한다 해도 그 충격이 유로권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시작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힘들다는 것이다. IMF는 "금융시장은 다른 유로국들과 ECB가 그리스를 2차 지원해도 '과연 지속적인 해결이 가능하겠느냐'는 강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채무 위기가 주요 유로국으로 전이될 경우 이것이 세계 경제 전체에 심각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