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46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의 향방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소환투표가 15일(현지시간) 실시된다.
이번 투표는 대통령 소환에 대한 찬반세력이 극명하게 엇갈린 가운데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환투표는 15일 오후 6시에 마감하며 베네수엘라 중앙선관위는 오후 8시(한국시간 16일 오전 9시) 공식투표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소환투표는 차베스 대통령의 급진적 개혁정책을 둘러싼 기득권층과 빈민층간 대립에서 비롯됐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98년 대선에서 빈부격차 확대에 반발한 빈민층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후 농지개혁, 교육부문 투자확대액, 소득탈루방지를 통한 재정소득증대 등 잇따른 개혁정책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개혁정책이 석유수입을 빈민층에게 빼돌린다는 기득권층의 비난을 샀고 결국 이번 소환투표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이번 투표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5위의 원유수출국이자 중남미 유일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으로 전체 세수의 절반 이상을 석유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석유수출을 통해 거둬들인 돈으로 빈곤층을 위한 사회보장정책을 추진해 온 차베스 대통령은 고유가 덕분에 선거에서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베스 대통령도 자신이 승리할 때만 베네수엘라의 석유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석유변수를 투표에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다.
현지 여론조사 결과 시간이 갈수록 소환반대 여론이 다소 우세해지며 전문가들은 차베스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극심한 침체에 빠졌던 베네수엘라 경제가 유가상승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악화됐던 민심이 점차 누그러지는 등 중산층을 포함한 상당수가 친(親)차베스 쪽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