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국] 인터넷주가 브레이크없다

【뉴욕= 김인영특파원】인터넷 주식 열기는 세기말 뉴욕 증시에 대파국을 몰고 올 거품인가, 아니면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차세대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인가.지난해말 이후 뉴욕 증시에 불어닥친 인터넷 투자 열풍에 대해 투자자들의 견해가 엇갈려 있다. 골드만 삭스, 메릴린치 등 보수적 투자회사들은 인터넷 투자를 거부하는 한편, 개인 투자자와 일부 뮤추얼펀드들이 미래산업인 인터넷에 배팅을 하고 있다. 앤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는 28일 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인터넷 투자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그는 인터넷 광기를 「일종의 피하주사」에 의한 흥분에 비유하면서 『미래의 성장이 기대되는 인터넷 업체들도 있다』며 엇갈리는 발언을 했다. 그의 발언은 인터넷 주식투자에 대한 광기를 우려하는 한편, 그 자체가 미래산업에 대한 희망이라는 중립적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그린스펀이 인터넷 산업의 미래를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했고, 그의 발언 덕분에 인터넷 종목이 밀집한 나스닥 지수는 이날 70.20포인트(2.9%) 폭등,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터넷 투자에 대한 우려는 월가의 스타급 전문가들에 의해 지적되고 있다. 모건 스탠리 증권의 투자전략가 바튼 빅스씨는 『인터넷 주가는 거품』이라며 『모든 거품은 불행하게 끝난다』고 경고했다. 거품론자들은 인터넷 주가의 50%는 거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AMAZOM.COM)」의 주가 총액은 200억달러로 미국 최대 서점 체인망인 「반즈앤드노블스」보다 8배나 많다. 아메리카 온 라인(AOL)의 주가총액은 664억달러로, 세계 최대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의 주가총액(524억달러)을 넘어섰다. 분기 매출 9억달러의 AOL이 매출 규모가 40배나 큰 GM과 같은 가격으로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인터넷 검색회사인 「야후」는 96년 4월 상장후 주가가 2,729%나 뛰었다. 그러나 그린스펀이 인정했듯이 인터넷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아마존」의 주식을 사는 투자가들은 이 회사가 21세기엔 월 마트를 능가하는 소매체인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발표되는 인터넷 회사들의 매출과 수익도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AOL의 지난 분기(10~12월) 순이익은 8,800만달러로 1년전보다 4배나 증가했고, 매출액도 9억6,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62% 성장했다. 아마존은 지난 분기 손실이 4,000만 달러에 불과해 2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낼 것이라는 월가 분석가들의 전망을 뒤집었다.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보스턴(CSFB) 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터넷 주식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이는 3분기의 증가율 13.7%, 2분기 11.4%보다 높은 것이다. 인터넷 주식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찰스 슈와브, 워터 하우스, 이트레이드 등 브로커회사들이 보수적인 월가 증권회사의 거래량을 누르고 있다. 20세기 미국의 산업화는 대륙횡단철도로 시작했다. 다우존스 공업지수(DJIA)가 뉴욕 증시의 대표적인 주가지수가 되기 이전, 철도회사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운송지수(DJTA)가 선도 지수였다. 전문가들은 다음 세기에 인터넷 산업이 20세기초의 철도산업을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나스닥 지수가 다우존스지수를 제치고 연일 기록을 경신하는 것을 놓고 뉴욕 증시에 새로운 수학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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