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는 “I am F… 나 F학점 받았다”/맞벌이 가장에 “결혼으로 발딱 섰네”/소문 물으면 “나를 모르는데 너를 알겠냐”/낙지처럼 버티리/동태→한겨울 퇴직/황태→황당한 퇴직/승진안돼 축하해「전에는 명태더니 이번에는 황태·동태냐」 「축하합니다. 승진이 안돼서…」 「낙지처럼 엉기겠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너를 어찌 알겠느냐」 「핸드백대신 골망태라도 팔아서 IMF를 사버리자」….
감원과 대량해고 등 월급쟁이들이 감내하기 힘든 칼바람이 불면서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는 세태를 풍자하는 이같이 자조섞인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서너 사람만 모이면 신세타령조의 말들이 회자되다보니 일단 일은 뒷전이다. 불황을 맞이해 『밤새 안녕』이란 말이 실감나는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 나돌고 있는 블랙코미디를 모아본다.
◇IMF(I am F·나 F학점 받았다)=『IMF는 금융정책에서 F학점을 받은 국가들이 과외신청을 하는 곳이다. 나도 회사에서 쫓겨나게 됐으니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겠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너를 어찌 알겠느냐=동료직원들이 자신의 인사에 대해 들은 것 없느냐고 물어올 때 유행가 곡조에 맞추어 이처럼 대꾸한다. 불안한 샐러리맨들의 정서가 함축적으로 표현돼 있다.
◇축하합니다. 승진이 안돼서=이번 인사에서 임원이 되지 못한 직장상사를 위로하는데 가장 효과있는 말. 임원은 파리목숨이기 때문에 언제 쫓겨날지 모르지만 임원승진을 못했으니 다행이지 않느냐는 것.
◇전에는 명태더니, 이번에는 황태·동태냐=올초 명태(명예퇴직) 바람으로 수많은 직장인들이 회사를 떠났는데 황태와 동태라는 어종이 등장해 공포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농담이다. 황태는 「황당한 퇴직」을, 동태는 「한겨울 퇴직」을 줄인 말. 비슷한 말로 「연말을 무사히」, 「메리 연말」 등도 연말연시를 맞아 답답한 직장인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농촌총각 다음이 연변총각이고, 그 다음이 증권사 직원이다=증권사 총각사원들은 지난 80년대 후반 샐러리맨 가운데 결혼대상으로 가장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불과 10년도 채 안돼 「가장 결혼하고 싶지 않은 직장인」으로 전락했다는 것.
◇더이상 팔 것은 마누라하고 자식밖에 없다=주식투자를 잘못했다가 수억원을 물어주게 된 증권사 직원들의 하소연이다. 이미 집까지 다 팔았으니 더 이상 팔 것은 마누라와 자식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혼으로 발딱 선 네가 부러워=감원태풍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맞벌이 처를 둔 샐러리맨들이 시샘대상이 되고 있다. 감원대상에 포함되더라도 부인이 돈을 버니까 목구멍에 거미줄 칠리는 없다는 말이다.
◇낙지처럼 끝까지 엉기자=회사에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더라도 끝까지 자원하지 않고 버티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끈기맨들의 구호다. 이들은 아침·점심·저녁을 산낙지로 채우면서 「버티기 스태미너」를 기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PC통신에도 네티즌들의 한숨섞인 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정부는 정말 친절하다. 그동안 혹사당한 국민이 안쓰러워 쉬도록 하기 위해 이처럼 대량 감원을 유도하다니…. 대한민국은 하루아침에 백수민국으로 바뀌겠다. 노동자 해고하기 전에 재벌총수부터 먼저 명예퇴직시키자.(하이텔 daesiks)
◇정치인의 재산헌납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부정부패 정치인의 재산을 몰수하자.(하이텔 epiphany)
◇넥타이대신 새끼줄, 핸드백대신 골망태, 하이힐대신 나막신, 깡통팔아서 IMF를 사버리자.(천리안 hiclear)
◇그동안 노조없이도 다른 기업보다 더 많은 봉급을 받는다고 우쭐해 온 모재벌 직원들이 불쌍하다.(천리안 keumbong)<사업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