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남북간 교류재개 여부, 북측에 달렸다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2년7개월 만에 6자회담 수석대표 간 비핵화 회담이 개최된 데 이어 23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비공식 접촉을 가짐에 따라 남북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관심을 모은다. 일단 북한을 대화의 장에 끌어내는 데 성공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완화와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한 계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이 발리 회담을 통해 내키지 않는 비핵화 논의를 수용한 것은 북한의 내부 경제사정이 매우 절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수해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대동강 홍수사진을 조작한 것은 북측 내부 사정이 얼마나 참담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천안함 사태를 비롯한 북의 도발에 따른 남북 간 경제교류의 단절 및 축소 이후 북한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 천안함ㆍ연평도 사건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이 이어지면서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주요 교류협력사업이 중단되거나 축소됐다. 북한은 남측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지 않을 경우 남측 자산을 임대ㆍ양도ㆍ매각할 수 있다며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이후 남측 재산정리를 위해 두 차례에 걸쳐 협의를 가졌으나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남북 경제교류가 재개될지 여부는 전적으로 북측에 달려 있다. 구체적으로 북측이 천안함 및 연평도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이번 발리의 비핵화 6자회담에서 북측이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우리 정부는 남북 간 대화와 관련해 이 같은 원칙을 분명히 했다. 남북 간 대화와 교류의 물꼬를 트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북측의 경제사정을 개선하기 위해 북측은 이제라도 천안함 및 연평도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 경우 3년째 중단 중인 금강산 관광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은 물론 개성공단의 활성화도 가능할 것이다. 발리에서 열린 비핵화 6자회담 및 고위당국자 간 접촉이 남북 간 대화 및 교류 재개를 위한 전환점이 될지 여부는 전적으로 북측의 자세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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