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업종장벽 파괴바람]<3>백화점-할인점

'백화점같은 할인점' 영토전쟁지난해 중반 할인점인 홈플러스에 입점하려고 했던 의류업체들은 백화점측으로부터 계획을 취소하는게 어떻겠느냐는 협박성 권유를 받았다. 이유는 백화점이 할인점과 똑 같은 상품을 팔면 이미지가 손상된다는 것. 만약 똑같은 상품을 계속 팔겠다면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엄포도 잊지 않았다. 이런 사례는 저가 상품에 주력하던 할인점들이 중고가 상품을 취급하며 매장도 백화점 수준으로 고급화하는 과정에서 다반사로 일어났다. 백화점과 할인점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 지며 자기 영역을 지키려는 백화점과 그 영역으로 침투하려는 할인점들간의 신경전이 본격화한 것이다. 내년이면 백화점과 할인점의 매출이 역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종간의 경계가 무너지며 유통의 중심 축이 백화점에서 할인점으로 옮겨간다는 얘기다. 위기 상황을 맞은 백화점들은 고급화라는 카드를 빼 들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할인점과의 경계를 확실히 긋기 위해서는 고급화 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며 "최근 백화점들이 해외 명품관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할인점들은 느긋한 입장이다. 도심 지역을 빼고는 이미 유통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데다 수성의 부담 없이 백화점의 영역을 잠식해 들어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할인점의 고급화는 홈플러스가 주도하고 있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하는 대신 디스플레이나 쇼핑환경을 백화점 수준으로 높이고 PB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할인점이라는 것을 모르는 고객은 영등포점에 와 보면 백화점으로 착각할 정도"라며 "문화센터 등 문화 프로그램까지 완벽히 갖추고 있어 더 이상 백화점과의 구분은 무의미할 정도"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과 할인점의 영역파괴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상품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백화점은 앞으로 고가 명품을 중심으로 한 영업에 더욱 매달리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백화점과 할인점의 영역 파괴와 차별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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