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알짜 자회사인 OCI머티리얼즈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태양광 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OCI는 오는 2017년까지 태양광발전 사업을 전체 매출의 25%까지 끌어올릴 방침으로 올해부터 대규모 투자에 나서야 한다. 또 태양광 업황이 회복되면서 폴리실리콘 생산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태양광 업황 악화로 2012년부터 실적이 크게 꺾이면서 지난해 1,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2,800억원을 넘어섰다. 실적악화와 더불어 OCI의 부채비율도 2012년 102%에서 2013년 122%로 상승했다. 실적악화로 자금 사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자회사 매각을 통해 신규사업 및 폴리실리콘 생산라인 증설을 위한 투자금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OCI머티리얼즈는 태양광 패널 관련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특수 가스를 생산하는 업체로 OCI는 그보다 앞 단계인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업체이기 때문에 OCI 입장에서 꼭 필요한 계열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최근 태양광 관련주가 바닥을 친 건 맞지만 설비투자 등을 하기에는 자금이 빡빡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의 매각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OCI의 경우 과거에도 자사주 매입을 많이 했다”며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많이 쓰는 기업이기 때문에 증자보다는 자회사 매각이라는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CI는 지난해부터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태양광발전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현재 OCI는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시에 400㎿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설립하고 있다. 지난해 이미 40㎿ 규모의 발전소가 완공됐으며 오는 2016년까지 모든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또 국내에서도 서울시와 부산시를 대상으로 400㎿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설립에 대한 양해각서(M0U)를 체결했다.
태양광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소 1㎿당 투자금액이 30억원가량 들어간다”며 “OCI가 앞으로 미국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위해 추가로 들여야 하는 자금이 10억달러 규모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태양광 업황이 회복 기미를 보이자 OCI는 폴리실리콘 제조 설비도 증설할 계획이다. OCI는 이미 올 1·4분기 중 약 1,200억원을 들여 폴리실리콘 제조 설비 증설 재개에 나섰다. 또 2015년 2·4분기까지 군산에 위치한 폴리실리콘 공장에 1,209억원을 투자해 3개 생산라인 설비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OCI가 태양광발전 사업 쪽으로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예상되는 투자금액이 많게는 7,000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자회사 매각이 완료되면 올해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모두 확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양사의 주가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연주 연구원은 “OCI가 자회사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한다는 측면은 긍정적이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주가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OCI나 OCI머티리얼즈 모두 사업적으로 본다면 연관성이 크지 않아 이번 매각에 따른 주가 움직임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양사 모두 실적이 바닥을 찍은 가운데 업황이 개선되고 있어 추세적인 상승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