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국회 부의장이 의원의 질문을 가로막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박희태 국회 부의장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의 대정부 질문을 중단시키고 “도중에 끼어들어 미안하지만 성원이 겨우 됐으니 휴회결의안부터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6월 임시국회 일정상 상임위원회 활동을 위해 본회의를 휴회하는 안을 처리해야 하는데 마침 본회의장에 재석한 의원수가 의결정족수에 도달해 처리를 서두른 것. 국회의원 과반 이상이 대정부질문 시간에 회의장에 들어와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웃지 못할 사건인 셈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공보담당부대표는 이날 국회 브리핑실에서 대정부질문에 임하는 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훈계조의 답변, 품격없는 태도’라고 비판했으나 의원 자신들도 이 같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대정부질문에서 졸거나 아예 불참석하는 경우는 보통. 회의장에 들어와 잡담하는 경우도 많다. 국회 사무처 당국자는 “대정부질문은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중요한 수단임에도 절반 이상의 의원들이 대정부질문에 참석조차 하지 않는 사실은 국회 스스로가 권위를 훼손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