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국제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무엇보다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회복 조짐이 가시화하면서 구리, 니켈, 알루미늄 등의 1차 상품 수요 급증이 예상돼 이를 미리 선점하려는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 여기에 최근 채권시장이 급격한 침체 양상을 보이며 투자수단을 다변화하려는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재구성 의도도 가세하고 있다.
거래량 또한 급증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품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최근 들어 헤지펀드와 1차 상품 관련 펀드들의 동참으로 금, 플레티넘, 구리 등의 계약건수는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도이체 뱅크의 마이클 르위스 상품 리서치 담당 팀장은 “지난 3년간의 증시 침체와 최근의 채권 시장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상품시장이 수혜를 입고 있다”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면서 니켈의 거래량이 3년래 최고를 기록하는 등 원자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운반과 보관 등의 문제로 주로 대형 기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금 역시 최근 관련 펀드들이 생겨나면서 최근의 달러 회복세에도 불구,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라크 전 종료후에도 게릴라전과 지속되고 있는데다 세계 곳곳의 테러 위협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도 금값 상승의 또 다른 원인. 여기에 달러의 강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제기되면서 금의 투자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미국의 뉴몬트 광산의 피에르 라손드 사장은 1일 AP와 가진 인터뷰에서 “달러가 재정 및 금융 정책 때문에 약세를 보이고 있어 궁극적인 준비통화는 금이 될 수 밖에 없다”며 향후 금값이 온스당 무려 6,50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극단적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다. 현재 금값은 온스당 온스당 3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상품 가격의 강세가 세계 경기 회복에 암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테러, 화재 등 정치 ㆍ사회 적인 이유로 주요 원자재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 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수준을 지속하면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0.4%포인트 정도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