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푸틴 제재 맞불 놓나

"러 진출 에너지기업 생각해봐야" 서방 추가 제재에 경고 메시지<br>우크라선 러 침공 대비 전투태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러시아에 진출한 서방 러시아 기업들에 대한 '맞불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옛 소련권 관세동맹 협의를 위한 '최고 유라시아 경제위원회' 회의 후 서방의 추가 제재에 대해 "보복적 조치에 의존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어떤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일하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서방국가의 제재에 맞서 러시아에 진출한 서구권 기업들에 대한 제재 카드를 언제든지 꺼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이고르 세신 로스네프트 회장은 BP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으며 엑손모빌도 사할린·흑해 등 유전 개발에 진출한 상태다. AFP통신은 로스네프트가 노르웨이의 스타토일, 이탈리아의 ENI와도 에너지 생산 관련 계약을 맺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의 손실도 가시화되고 있다. BP는 이날 올 1·4분기 순이익이 우크라이나 사태악화로 인한 루블화 가치 폭락의 여파로 전년동기 대비 24% 감소한 32억2,000만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BP는 지분 20%를 보유한 로스네프트와의 유대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미국과의 국제우주정거장(ISS) 사업 협력중단 가능성도 언급했다. 미국의 우주왕복선은 지난 2011년 모두 퇴역했기 때문에 우주인들이 ISS로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은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뿐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친러 시위대는 관공서 점거지역을 늘리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은 친러 시위대가 이날 동부 루간스크 정부청사와 검찰청사 등을 일제히 점거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경찰들은 시위대의 행동을 묵인 내지 방조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의 장악력이 떨어지는 징후도 포착됐다.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사이 소도시의 모든 관공서에 분리주의자들의 깃발이 걸렸다"고 전했다.

친러 시위대의 슬라뱐스크 점령 이후 시장을 자처하는 뱌체슬라프 포노마료프는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억류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원을 EU가 친러 민병대 인사들에 대한 제재를 풀기 전에는 절대 석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유럽연합(EU)은 전날 대러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동부지역 친러 민병대 수뇌부 5명을 대상에 포함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