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원유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해외 유전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사상 처음으로 러시아 원유 생산 업체의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라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9일 보도했다. 중국은 그 동안 지리적 이점 등을 살리기 위해 러시아 유전에 대한 지분 참여를 강력 희망해왔지만, 번번히 실패했었다. 중국이 지분 인수를 통해 러시아 내에서 유전 사업 운영자로 활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계약이 최종 확정될 경우 중국 자국 내 원유 공급은 한층 안정될 전망이다.
AWSJ에 따르면 중국 최대 석유 기업인 중국국영석유사(CNPC)는 러시아 남부 유전 개발업체인 스티물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고, 현재 협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스티물은 러시아 가스 개발 업체인 OAO 가스프롬과 영국 기업이 세운 조인트 벤처로, 이번 CNPC가 인수하는 지분은 영국 기업의 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물이 발굴하고 있는 유전은 약 2억배럴 규모로, CNPC의 지분 인수 가격은 1억5,000만~2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CNPC는 러시아 유전 사업뿐 아니라 남미 에카도르와도 현재 유전 사업권 지분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중국 석유 기업들은 지난 93년 페루에 처음으로 투자한 이후 남미 국가들에 대한 유전 사업 관련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중국 석유 기업들이 이처럼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제조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국 내 원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외 유전에 투자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원유 공급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그 동안 중동 일변도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호주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으로 원유 확보 처를 다각화하고 있다.
한편 그 동안 중국과 일본간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시베리아 송유관 유치와 관련, 세르게이 다르킨 러시아 연해주 주지사는 일본측 제안대로 태평양 연안으로 향하는 송유관 건설이 결정될 것으로 안다고 이날 밝혔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