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침묵의 일주일' 돌입 연준… '상당기간' 뺄까

고용 등 美 경제 회복세 완연

'인내심 유지'로 수정 가능성

피셔 부의장도 "시기 가까워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침묵의 일주일'에 들어간 가운데 '상당기간(considerable time)'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며 본격적인 통화긴축의 신호를 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연준 인사들에게는 FOMC 회의 일주일 전부터 시장혼란 등을 우려해 공개발언을 자제하는 불문율이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10년 전 금리인상 때와 마찬가지로 '상당기간 초저금리 유지'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금리인상 이전에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는 표현으로 수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다음주 FOMC에서 연준이 '상당기간' 삭제 및 수정 여부를 토론 테이블에 올릴 게 확실하다고 전했다. 지난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가 2012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 경제 회복세가 완연하기 때문이다. "양적완화 종료 뒤에도 상당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포워드가이던스(선제안내)에서 '상당기간'이라는 문구를 삭제할 경우 6개월 내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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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연준조차 삭제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회의에서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의 전략을 벤치마킹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연준은 2004년 1월 '상당기간 저금리 유지' 문구를 '금리인상 이전에 인내심을 보일 것'이라고 바꿨고 5월 '인내심'이라는 표현마저 삭제한 뒤 6월에는 금리를 올렸다.

최근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상당기간'이라는 문구를 쓰지 않는 대신 연준이 금리인상 전 인내심을 보일 것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도 "몇달 전보다 '상당기간' 문구를 삭제할 시기가 가까워졌음은 명백하다"면서도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가이던스를 주지 않은 채 시장을 놀라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경고를 하면서도 시장금리 상승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또 FOMC 회의 뒤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이 이달이 지나면 내년 3월에나 돌아온다는 점도 연준의 결단을 촉구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WSJ는 "'상당기간' 문구 삭제를 내년 3월로 미루면 시장은 내년 하반기에나 금리를 올린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포워드가이던스를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은 총재는 8일 "'상당기간' 문구 삭제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며 "미 경제가 금리인상을 견뎌낼 만큼 튼튼한지 더 많은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직도 높은 장기 실업률, 강달러 가속화 등 우려 요인이 남아 있고 인플레이션율도 30개월째 연준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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