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이 S-OIL과 손잡고 에너지 사업 강화에 나섰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4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S-OIL 신사옥에서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S-OIL 대표를 만나 석유사업 및 자원개발 분야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강 회장은 수베이 대표에게 S-OIL의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와의 공동사업 등 에너지 분야 협력방안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S-OIL은 세계 최대 원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에 진출한 유일한 민간 기업으로 한국 정부 및 대기업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일로 예정된 S-OIL의 울산 '제2 아로마틱 콤플렉스' 준공식 참석을 위해 '석유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나이미 석유광물자원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나이미 장관과의 면담을 원하는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강 회장과 수베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STX그룹과 S-OIL이 체결한 에너지 사업 관련 양해각서(MOU)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양측은 국내 석유제품 및 유관사업 ▦석유제품 해외사업 협력 ▦신재생 에너지 사업 ▦해외 광물자원 개발 사업 등에서 협력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세부적인 액션 플랜을 짜는 등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발전시키고 있다. 아울러 강 회장은 S-OIL이 STX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해운 운송 능력을 활용해줄 것도 요청했다. 강 회장의 이 같은 대외 행보는 지난달 19일 STX그룹이 하이닉스 인수전 불참을 공식 발표한 후 반도체 사업의 꿈을 접고 기존에 추진하던 자원개발 등 에너지 관련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STX그룹은 최근 STX에너지를 통해 미국 멕시코만 인근 유전 인수를 검토하는 한편 국내 대륙붕 탐사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이날 오후3시께 S-OIL 사옥을 찾았으며 수베이 대표가 직접 1층까지 내려와 맞이했다. 환한 미소를 띤 수베이 대표는 지난 6월 말 새로 입주한 신사옥에 대해 잠시 설명한 후 강 회장과 함께 22층 접견실로 올라갔다. STX그룹의 한 관계자는 "강 회장과 수베이 대표는 친밀한 사이로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상대방 회사를 방문하며 사업 파트너 관계를 발전시켜왔다"며 "이번 강 회장의 방문도 이 같은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공동 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