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인도 연정 붕괴 위기 경제 개혁 발목잡나

민중회의당 개혁안 반대<br>연정 이탈땐 과반 무너져 각종 법안 통과 힘들어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유통시장 개방, 디젤 가격 인상 등을 담은 경제개혁ㆍ개방안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가 연립정부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인도 현지신문인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싱 총리의 국민회의당이 주도하는 통일진보연합(UPA)의 최대 파트너인 민중회의당의 마마타 바네르지 당수는 18일(현지시간) 정부가 최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내놓은 경제개혁안을 취소하지 않을 경우 연정에서 빠지겠다고 밝혔다.


바네르지 당수는 이날 "총리에게는 미안하지만 당 소속 장관 6명이 21일 뉴델리로 가서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UPA는 현재 인도 전체 하원의석 543석 중 273석을 차지해 가까스로 과반을 넘기고 있다. 19석을 가진 민중회의당이 이탈할 경우 UPA는 다수당 지위를 상실해 각종 경제개혁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궁극적으로는 연정이 조기에 무너지고 오는 2014년으로 예정된 총선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인도 현지언론들이 예상하는 향후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하나는 싱 총리가 바네르지 당수의 요구를 받아들여 경제개혁안을 물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 투자가들의 신뢰가 추락하고 재정적자가 악화돼 가뜩이나 어려운 인도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싱 총리가 어렵게 꺼내든 경제개혁을 계속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바네르지 당수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또 하나는 현재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연정을 지지하는 사회주의당(22석)이나 대중사회당(21)을 연정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는 인도 정부가 경제개혁을 계속 추진하고 외국인 투자가들의 신뢰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다. 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민중회의당이 이탈하고 사회주의당과 대중사회당도 연정에 등을 돌리는 것이다. 이럴 경우 UPA는 다수당의 지위를 잃고 정권붕괴가 일어나게 되며 정부가 추진하던 경제개혁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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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중회의당이 21일 연정에서 이탈하더라도 현재 인도 의회의 회기가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다음 회기가 시작되는 12월까지는 싱 총리에 대한 불신임투표가 불가능하다며 당장 연정이 무너질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들도 서벵골주 총리를 겸하고 있는 바네르지 당수가 18일 당장 연정을 탈퇴하지 않고 72시간의 말미를 준 것은 주정부의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고 빈곤층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싱 총리에게 협상 카드를 던진 것이라며 실제 연정이탈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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