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닷컴 후유증' 벌써 잊었나

복고 열풍이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영화 '써니'와 '건축학개론'에서 시작된 복고 열풍은 당시 대중가요를 리메이크하는 방식에서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소재로도 활용되면서 여전히 인기몰이 중이다.

이는 국내 증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0년 이른바 '닷컴 열풍'이란 추억이 테마종목으로 형태만 바꿔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적보다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투자하는 풍토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기승을 부리고 있는 테마주 열풍이 2000년 '닷컴 열풍'과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정치 테마주까지 다양한 형태에 걸친 테마주의 주가 거품이 상당한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버블 붕괴 후폭풍이 닷컴 때를 능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치 등 일부 테마종목의 경우 회사 가치와는 무관하게 치솟다 다시 추락하는 사이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미 당시의 악몽이 재연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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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복고 열풍이라도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열기가 더해가고 있는 복고 열풍은 1980, 1990년대를 살아온 지금의 30, 40대들에게 향수와 추억을 안기며 삶의 활력소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하지만 테마주 열풍은 2000년 당시 닷컴 버블 붕괴 이후 투자자들이 느꼈던 절망과 공포만이 남을 뿐이다.

단지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일상 생활에서의 추억도 투기 열풍도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2000년 당시 '닷컴 열풍'을 겪었던 투자자들은 "다시는 되돌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만일 그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회사 가치를 정확히 보고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금 증시에서 불고 있는 테마주 열풍은 2000년 당시의 '닷컴 열풍'과 다를 바 없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런 종목에 투자해 나중에 엄청난 후회를 할지, 아니면 정도 투자로 과거를 회상하며 미소를 지을지 선택은 투자자들의 몫이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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