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새롭게 출범할 '한덕수호(號)' 무협은 정부와 찰떡 공조를 이루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성공적인 안착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 대사의 무협 회장 낙점이 이 대통령과의 사전 독대를 통해 이뤄졌음을 확인해줬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한미 FTA 체결도 중요하지만 발효 이후 기업들의 역할과 활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15일 한 대사와 만났을 때 한미 FTA를 지켜야 한다는 데 서로 공감하며 무역협회장직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무역협회에 힘을 실으며 한 대사를 회장으로 낙점한 이유는 한미 FTA를 둘러싼 국내 여론 동향이 심상치 않고 4ㆍ11 총선을 앞두고 이 문제가 쟁점으로 급부상한 국내 사정 때문으로 보인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한미 FTA의 전도사'로 불린 한 대사를 무협 회장으로 앉혀 한미 FTA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한 대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 FTA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지냈고 대통령 직속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 겸 한미 FTA 특보를 지냈다.
신임 무협 회장으로 추대된 한 대사는 불안했던 미국 내 FTA 여론을 잠재웠으며 이제 무협 회장으로서 국내 여론 잠재우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무현 정부 당시 한미 FTA를 주도했던 관료들이 정치인으로 변해 집권 이후 FTA 폐기까지 주장하는 상황에서 한미 FTA의 파수꾼으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한 대사가 무협 회장으로 선출되면 당분간은 FTA 관련 업무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무협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회장들도 한 대사의 FTA 추진에 대해 큰 기대를 보였다.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은 "한 대사는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인 FTA를 대외적으로 더욱 확대하고 대내적으로 지속 추진해나가는 데 최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협회 회장은 FTA, 통상문제 해결 등에 추진력과 협상력을 갖춘 분이 맡는 게 무역업계에 진정 도움이 된다는 데 회장단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회장단의 추대로 사실상 차기 무협 회장이 확정됐지만 전국무역인연합 등 일부 단체들이 관 출신 인사 선임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마찰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전무련은 22일 정기 총회에서 "표 대결에 돌입하겠다"며 업체들의 위임장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