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동차/마타도어(이야기산업)

◎경쟁사가 퍼뜨리는 흑색선전/유머를 넘어 판매지장 주기도경부고속로로에서 청년이 세계 최고급 스포츠카로 알려진 포르쉐 복스터를 시속 2백35km로 질주하고 있었다. 벤츠 BMW 등 내로라하는 고급차를 모두 따돌리며 한껏 우월감에 차 있던 이 청년 옆으로 웬 차가 쌩하며 앞지르는게 아닌가. 『도대체 저게 무슨 차인가.』 기분이 상한 이 청년은 차를 확인해 보기로 하고 추적에 들어갔고, 한참을 따라가다 그 차가 휴게소로 들어서는 것을 발견했다. 부랴부랴 휴게소에 도착해 보니 자신을 앞지른 청년이 티코에서 내리며 하는 말. 『휴, 웬 바람이 이렇게 불지.』 자동차 마타도어(흑색선전)의 한가지 예다. 흑색선전은 판매가 늘어날 수록 성행한다. 지난해 티코는 월 1만대씩 팔리는 인기를 누리자 경쟁업체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았다. 최근에 운전자들 사이에는 「T와 A로 시작하는 차」에 대해 경계령을 내리고 있다. T로 시작되는 차량은 티코와 티뷰론. 워낙 빠르다는 것이다. A로 시작되는 엑센트와 아벨라는 초보운전자들이 타고 있어 언제 급제동을 하고 끼어들지 모르니 각별히 주의하라는 것. 대우가 최근 내놓은 라노스와 누비라는 요즘 집중타격 대상이다. 「라노스는 르망의 껍데기만 바꾼차고 누비라는 에스페로는 물론 7개차종을 모방해 조합한 졸작」이라는 따위다. 호랑이 눈으로 인기를 모았던 아반떼의 리어앰프를 경쟁사에선 「뱀의 눈깔」이라고 불렸다. 기아자동차 이인석 과장은 『이런 마타도어는 흔히 경쟁사 마케팅팀에서 만들어 마우스투마우스(MTM·구전)로 유포된다』고 말했다. 그것이 웃음을 줄때는 화제가 되지만 어느 때는 판매에 지장을 주는 악성 유언비어로 번지는 경우도 많다.<정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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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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