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움츠러드는 해운한국

글로벌선사들 선박 발주늘려 '공격경영'에 격차 더 벌어져

중위권 추격도 만만찮아 선복량 순위 하락 불가피


세계 주요 해운업체들이 선복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한국 해운업계의 글로벌 순위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선두권 업체와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상황에서 중위권 기업들도 국내 업체를 속속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프랑스 해운리서치업체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7월 현재 국내 기업들의 신규 선박 발주잔량은 한진해운이 7만72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현대상선이 8만6,200TEU에 그치고 있다. 이는 세계 톱3 기업인 머스크와 MSC, CMA CGM이 최소 22만~43만TEU의 발주 잔량을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위 3개 해운사뿐 아니라 세계 상위 15개 기업 가운데 국내 기업보다 적은 발주 잔량을 가진 곳은 발주 잔량 파악이 안 된 하팍로이드를 제외하고 9위인 APL과 11위인 OOCL 정도에 불과하다. 선복량은 직접 소유한 선박과 빌린 선박(용선)을 통틀어 선사가 운용할 수 있는 전체 운송능력으로 세계 해운 업체들의 순위를 매기는 기준이 된다. 한진해운은 현재 세계 8위, 현대상선은 1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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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중상위 해운 업체들이 적극적인 선박 발주에 나서면서 국내 해운사의 선복량 순위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10위인 MOL이 2~3년 후 발주 잔량을 모두 확보할 경우 68만2,792TEU의 선복량을 갖게 돼 66만4,459TEU인 한진해운을 앞서게 된다. 12위와 14위인 함부르크 수드 그룹과 양밍 역시 61만~63만TEU대로 급상승해 한진해운과 비슷한 수준으로 도약한다. 용선량 등을 조정할 경우 얼마든지 선복량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차이다. 19위인 UASC도 27만TEU가 넘는 발주잔량을 보유하고 있어 2~3년 내 현대상선의 순위 하락이 예상된다.

세계 해운업계가 이처럼 선박 발주에 나서는 것은 시황부진으로 선박 건조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연비와 운영효율이 높은 최신 선단을 선가 하락 시기에 구축하면 낮은 운임 수준을 견디는 체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재무 개선이 급선무여서 대형 신규 선박을 발주할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해운 호황기에 접어들더라도 수익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외국처럼 적극적인 선박 금융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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