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공 출신 은행원 6개월 만에… 또 파격
[파이낸셜 포커스] 인사 달인 조준희… 또 한번의 파격●기업은행 1600명 원샷 인사배관공 출신 지점장… 신규고객왕이 과장으로…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배관공 출신이 부지점장으로 발탁되는가 하면 청원경찰을 거쳐 정규직 전환 후 '신규고객왕'이 된 직원이 4급 과장으로 승진하는 등 기업은행이 한 차원 높은 파격인사를 또 단행했다.
올해 초 유례없는 '원샷인사(임직원 승진ㆍ이동 하루에 실시)'를 단행해 이목을 끌었던 기업은행은 12일 하반기 인사에서도 1,600여 임직원에 대해 두 번째 '원샷 인사'를 끝냈다. 통상 10여일 걸리는 순차적 인사에 따른 영업 공백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1만2,000명의 13%가 넘는 임직원의 승진 및 이동 인사를 단 하루에 끝낸 것이다.
이날 단행한 인사의 특징은 비정규직도 능력 등을 갖추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열린 인사'와 인사 기준을 전산화해 자동으로 인사 오류를 걸러주는 '시스템 인사' 등 두 가지다.
실제로 올 초 인사에서 운전기사와 배관공을 거쳐 부지점장으로 발탁돼 이목을 끈 이철희(53ㆍ신당동 출장소) 소장이 출장소 수신기반을 일반 지점 수준까지 단번에 끌어올린 성과를 인정 받아 6개월 만에 지점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통상적인 지점장 승진 기간을 4년 이상 단축했다. 또 청원경찰 출신으로 정규직 전환 후 올해에만 네 차례 '신규고객왕'을 차지한 김용술(50ㆍ등촌역지점) 대리가 청원경찰 출신으로는 처음 4급 과장에 발탁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개인금융 기반이 취약한 지방 중소도시에서 'IBK예금왕'을 지난 6년간 해마다 차지하는 성과를 올린 조정희 과장을 통상적인 승진연차보다 6년 앞서 부지점장으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용역경비원 출신의 비정규직이만 창구텔러로서 예금왕 등에 오른 한채성 계장(덕천동지점)과 기윤희 계장(상무지점)도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한 점포에서 여러 직원이 동시에 이동하거나 학연ㆍ혈연ㆍ지연 등 연고가 같은 직원이 한 점포에 몰리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 인사'의 체계도 선보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인사 오류 사항을 10여개로 유형화 및 전산화해 자동으로 걸러내는 '실시간 인사이동 검증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래 먹거리 사업인 스마트금융 분야의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이ㆍ학력ㆍ경력을 불문하고 수습행원부터 고참 과장까지 모두 8명을 자유 난상토론 면접을 통해 뽑은 뒤 이들에게는 자율근무, 자율복장, 결재라인 축소 등을 통해 마음껏 아이디어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은행은 본부 조직도 소폭 개편했다. IBK경제연구소를 은행장 직속 및 임원급 예우로 위상을 강화하면서 신임 IBK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동주 부행장이 맡도록 했다. 조선ㆍ해운 중소기업이 밀집한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 본부를 신설해 부행장급으로 격상시켰다. 윤조경 부산경남본부장이 승진해 신임 부행장에 선임됐다. 조희철 강서ㆍ제주지역본부장이 여신운영본부 부행장, 조용찬 정보보호센터장이 IT본부 부행장으로 승진ㆍ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