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험산업의 산증인인 신은철(66ㆍ사진) 한화생명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신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대표 직함을 내려놓기로 용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로써 한화생명은 신은철ㆍ차남규 공동대표 체제에서 차 대표이사 사장 단독 체제로 바뀌게 됐다.
신 부회장은 보험 업계 대표적인 전문 경영인으로 손꼽힌다.
그가 보험업계에 발을 담근 때는 지난 1972년. 삼성생명의 전신인 동방생명에 입사하면서부터다. 당시만해도 보험이라고 해봐야 아이들 대학가는 데 들어가는 목돈 마련을 위한 교육 보험이 주류일 정도로 보험 산업은 미약했다. 그런 태동기부터 보험 밥을 먹기 시작해 보험영업 본부장을 거쳐 샐러리맨의 꿈인 대표이사 사장까지 올랐다.
그가 한화생명에 둥지를 튼 것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2003년이다. 2005년부터는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올해 4월까지 일해왔다. 한화생명에서 대표로 일한 기간만 10년에 이를 정도니 산전수전을 다 겪은 셈이다.
그 과정에서 2010년 3월에는 생보사로는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에 회사를 상장시켰고 지난해 10월에는 대한생명 간판을 떼고 한화생명으로 새 출발시키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런 만큼 한화생명 내에서도 그의 용퇴를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회사 관계자는 "신 부회장 인생 자체가 대한민국 생명보험사의 역사"라며 "신 부회장 용퇴의 의미가 바래지 않도록 한화생명이 글로벌 보험사로 새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