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급식 우유 공급 일단 큰 문제 없지만…

물량 부족 장기화 조짐에 일부 소매점 가격 인상 가능성<br>새학기 급식 물량 늘게되면 마트·슈퍼 공급 차질 불가피<br>피해 복구에 통상 2년 걸려 젖소 수입등 단기 대책 필요

우유공급 차질로 학교급식이 최우선시되자 일부 대형마트나 동네슈퍼에서는 물량이 달려 가격상승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사진제공=농협하나로클럽

구제역 사태로 우려됐던 학교 급식용 우유 공급 문제가 2일 개학 당일에는 일어나지 않았다. 우유 업체들이 정부의 협조 요청 등으로 학교 급식에 최우선을 두기로 하면서 급식 차질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여파로 대형마트나 편의점, 영세 슈퍼 등에 대한 공급 차질이 불가피지면서 제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부 대리점과 소매점들을 중심으로 우유가격 상승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학교 급식에는 문제 없을듯=학교 급식이 시작된 2일 대부분의 우유 업체들은 기존의 급식 물량을 차질 없이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급식 물량의 65%를 도맡고 있는 서울우유를 비롯해 매일유업과 남양유업(각각 7%), 연세우유(5%) 등은 이날 무리 없이 급식을 소화했다. 하루 생산 물량 가운데 20%정도를 급식에 사용하는 서울우유는 구제역 발생 이후 일일 평균 생산량(200㎖팩 기준)이 평균 800만개에서 750만개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일단 학교 급식부터 한다는 방침이라 당장 문제는 없다"며 "다만 전국에 산재한 1,000여개 대리점들이 자율적으로 우선 순위부터 납품하고 있어 영세 슈퍼 등에는 공급이 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우유 등 소규모 우유 업체들도 겉으로는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와 합의한 것도 있는 만큼 학교 급식을 줄이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실 이익률만 따지면 학교 급식만을 고집할 수 없지만 그러기도 힘들지 않느냐"고 에둘러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물량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만 마트나 편의점에 공급을 줄여야 할 판"이라고 설명했다. ◇젖소 수입등 단기 대책 필요=문제는 당장 학교 급식에 큰 문제는 없다 해도 그 상황이 오래가긴 어렵다는 점이다. 사실 관련업계에서는 공급의 우선순위 조정 조치가 '밑돌 빼서 웃돌 괴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유 소비가 4월부터 크게 느는 만큼 우유 부족 사태가 언제고 들이닥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 서울우유 관계자는 "정부 측에 착유(우유 짜기)를 위한 젖소 수입 등을 건의해 놓았는데, 정부의 빠른 입장정리가 필요하다"며 "구제역 피해를 복구하는 데 통상 2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유 부족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통업체들의 걱정도 태산이다. 이미 비수기인 지난달 초부터 매장에 들어오는 우유 물량이 구제역 발생 전보다 5~10% 줄어든 상태인데 신학기가 시작되고 급식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 대형마트 쪽 수급난이 더 심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황순구 홈플러스 낙농담당 바이어는 "이번 주는 비축 분도 있는 만큼 큰 무리는 없지만 3월 둘째 주에는 공급량이 최고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동네슈퍼 가격인상 압박=물량부족으로 학교와 대형마트보다 밀릴 수밖에 없는 동네 슈퍼마켓들은 더 어렵다. 서울 중구 회현동의 한 슈퍼마켓 사장은 "일주일전부터 대리점에서 우유 값을 인상했다"며 "대리점에서 우유 값을 추가로 올릴 것으로 보여 물량 맞추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푸념했다. 통상 중간상 역할을 하는 대리점에서 소매상에 물품을 공급할때 할인혜택을 적용하는데 이것이 없어져 사실상 값이 올랐다는 것. 서울지역의 슈퍼의 경우 기존에는 우유 1리터 짜리를 대리점에서 원래 가격보다 116원을 할인받아 들여왔지만 최근 '원유 공급이 달린다'는 이유로 공급가가 기존 가격으로 환원된 상태다. 동네 슈퍼주인들은 손님들 항의가 무서워 현재 1리터 우유를 기존대로 2,1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우유는 유통업체가 가격을 결정하는 오픈프라이스 대상품목이어서 우유업체가 소매가격을 직접 올리지 않지만 출고 납품가격을 인상할 경우 대리점, 소매점들의 추가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슈퍼마켓 사장은"새학기가 본격 시작되면 대리점들이 우유값을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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