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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7월 14일] 감동 없는 청와대 개편
문성진기자 (정치부) hnsj@sed.co.kr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6ㆍ2 지방선거 패배 이후 국민에게 약속했던 청와대 인적개편을 13일 단행했다.
선거가 끝나고 한달 반이나 지나 뚜껑이 열린 인적개편의 내용은 한 마디로 실망스럽다. 심지어 여권 내부에서도 '자살골'이라며 분노 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을 정도다.
특히 실망스러운 부분은 국민소통의 상징으로 신설한 사회통합수석에 박인주 평생교육원장을 내정한 것이다. 고려대와 영남출신인 박 내정자는 서울 초동교회 장로로 이른바 '고소영' 인맥으로 분류는 인물로 "이 대통령이 말하는 사회통합은 결국 '그들만의 사회통합'이었느냐"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물론 박 내정자가 시민단체와 교육계ㆍ정계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고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 사고의 유연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도 이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바라는 민심을 살펴 보다 신중한 선택을 했어야 했다.
백용호 정책실장 내정자도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때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맡았던 'S라인' 인맥이고 정진석 정무수석 내정자 역시 고려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이 대통령의 '비밀유지' 인사원칙이 무너졌다는 것도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참모들에게 철저하게 함구를 당부해왔다. 그런데도 이번 인사에서는 이 대통령의 인사파일이 줄줄이 새나갔다. 청와대 시스템에 '구멍'이 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는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청와대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대변인의 말도 자꾸 뒤집힌다. 박선규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수석급 인사는 이번주 안을 목표로 반드시 한꺼번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거짓을 말한 꼴이 됐다.
'고소영'과 'S라인' 등을 청와대에 전면 포진시키고 인사파일을 이리저리 흘려 세상을 혼란하게 하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인적쇄신과 거리가 멀다.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 대통령이 이제라도 "앞으로도 국민이 원하는 변화의 목소리를 더 귀담아듣도록 하겠다"던 스스로의 다짐을 되새겼으면 좋겠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