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거래잔액이 지난 한 달 새 4조원가량 폭증하는 등 연일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대차거래 상위 종목들의 경우 특정 업종보다는 국내 대표종목들이 고르게 포진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하이닉스와 미래에셋증권의 대차거래가 늘고 있어 앞으로 이들 종목의 주가하락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전문가들은 “대차거래의 경우 증시가 상승하면 일반적으로 그 규모가 커진다”며 “대차거래가 늘면 수급상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차거래잔액 지난달 4조원 늘어=3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현재 대차거래잔액은 33조7,000억원에 달했다. 27일과 28일에는 35조원을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이달 초 대차거래잔액이 30조원에 달했던 것에 비춰볼 때 한 달 새 5조원가량이 증가한 수치다. 이는 월간 증가폭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다. 대차거래잔액은 지난해 말 잠시 줄어들었다가 올 들어 ▦1월 23조원 ▦2월 26조원 ▦3월 28조원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고 있는 기관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일정기간 안에 이를 구입해 반환하는 거래 방식이다. 향후 주가가 떨어졌을 때 수익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대차거래는 외국인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장이 좋아지면 규모가 늘어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수상승으로 매입종목의 가격대가 비싸져 팔고 싶은 종목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대차거래잔액의 경우 4월 들어 가파르게 올랐다”며 “특정 종목의 주가가 많이 올라가면 대차거래상에서 공매도가 발생해 수급상의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닉스ㆍ미래에셋증권 대차잔액 큰 폭 증가=현재 대차체결금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포스코로 1일부터 한달 동안 체결금액이 8,100억원에 달한다. 이어 하이닉스(6,400억원), 삼성전자(5,700억원), 현대중공업(5,700억원), 현대자동차(5,600억원), 미래에셋증권(4,700억원), LG전자(3,7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 대표주들이 외국인의 대차거래의 주 표적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종목별로 당일 대차잔액을 보면 상황은 다르다. 포스코ㆍ삼성전자ㆍ현대중공업ㆍ현대차ㆍLG전자 등은 한달 동안 거래량이 보합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하이닉스와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일일 대차잔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외국인들이 향후 주가하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닉스의 경우 1일 당일 잔액이 3,200만주에 불과했으나 3월28일에 50% 이상이 증가한 4,000만주로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같은 기간 260만주에서 430만주로 크게 증가했다.